바흐 서거 2백50주년인 올해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바흐페스티벌이 줄을 이었다.

해외 연주자의 내한공연이나 국내 연주단체의 기획공연도 단연 바흐를 재조명하는 데 모아졌다.

하지만 오는 13일부터 6일 동안 열리는 ''세종 바흐페스티벌''처럼 풍성한 레퍼토리로 마련된 음악회는 없었다.

무려 30여곡의 바흐 작품이 연주될 예정이어서 입이 딱 벌어진다.

바흐의 주요 기악곡과 성가곡이 모두 망라되는 셈.

바흐를 좋아하면서도 체계적으로 바흐를 듣지 못했던 음악팬들에게 더없이 좋은 기회다.

13일 첫 무대의 주인공은 일본 실내악단 ''텔레만 앙상블''.

재일교포 강무춘씨가 1963년 창설한 일본 텔레만협회 산하 연주단체라는 사실에 눈이 번쩍 뜨인다.

텔레만 실내관현악단,텔레만 실내합창단,고레기움·무지컴·텔레만,바로크·고아·텔레만 등과 함께 일본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활발한 연주를 보여주고 있다.

텔레만 앙상블은 지난 90년 영국의 바로크 바이올린 일인자인 사이먼 스탄티츠가 이끄는 ''고레키움,무지컴 90''과 손잡고 발전을 거듭해왔다.

최근 일본 최고의 쳄발로 주자이자 세계 톱7에 드는 나카노 신이치로를 음악감독으로 영입해 더욱 정제된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프로그램은 ''바이올린 소나타 3,4번''''오보에 소나타''''비올라 다감바 소나타'' 등.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가 협연한다.

둘째날 타이틀은 ''바흐와 친구들''.

바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가단조,마장조'' 등과 비발디,코렐리 곡을 함께 연주하는 무대다.

창단 7년째를 맞는 프랑스의 신생 실내악단 ''리체르카타 드 파리''가 한국팬을 맞는다.

이 단체는 프라하 콩쿠르,롱티보 콩쿠르 등에서 우승한 바이올리니스트 알렉산드르 부르실로프스키가 이끌고 있다.

멤버들이 한 무대에서 2중주,8중주,협주곡 등 다양하게 호흡을 맞추면서도 각자 솔리스트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페스티벌은 또 ''피아노와 쳄발로''(15일) ''서울시향 챔버앙상블''(16일) ''앙상블과 보컬리스트''(17일) ''소나타와 파르티타''(18일) 등으로 이어진다.

이중 16일 공연이 가장 관심을 끈다.

''두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라단조''의 협연자로 자매 바이올리니스트인 안젤라 전과 제니퍼 전이 나오기 때문.

듀오 바이올린 앙상블이라 할 수 있는 이들은 97년 뉴욕 알레그로 음악재단이 뽑은 ''세계의 연주가상''을 받는 등 해외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앙드레 프레빈,주빈 메타,레오나드 슬래트킨 등 쟁쟁한 지휘자들과 협연한 경력도 있다.

(02)399-1626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