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설계 제조 생산 물류 등 기업활동 전반에 걸쳐 기업 내ㆍ외부와의 협력과 지식공유를 통해 생산성 향상과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도모하고자 하는 c커머스(collaborative commerce)가 국내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최근 국내에서 개최된 ''c커머스데이''행사를 계기로 관련기업들이 c커머스의 솔루션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c커머스가 새로운 수익모델로 등장하리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그룹이 오는 2004년까지 e비즈니스 흐름의 가장 큰 특징이 c커머스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에서도 이런 분석이 나올만도 하다.

그런데 정확히 말하자면 그렇게 되고 안되고는 제조업을 비롯한 기존산업이 IT를 얼마만큼 기업 내ㆍ외부적으로 활용하려고 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c커머스는 e커머스를 대체할 정보기술상의 새로운 발전이 아니라,IMS(지능제조시스템),CALS를 비롯한 e커머스를 기존기업과 관련 네트워크에 어떻게 접목시켜 새 경쟁환경에 적합한 기업모델로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이렇게 단일기업 차원을 넘는 특성 때문에 c커머스는 차세대 기업구조로 주목받고 있는 기업통합(enterprise integration)이나 가상적 확장기업(extended enterprise)의 핵심적인 기반이다.

기업통합이 사람 공정 시스템 기술 등을 실시간 기준으로 통합하는 개념이라면,확장기업은 적시에 보다 효율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창출ㆍ공급하기 위해 상호 협력하는 기업들과 참여자들로 이루어진 네트워크다.

바로 이런 기업형태들이 c커머스가 기업내ㆍ외부적으로 구현하고자 하는 목표가 된다.

c커머스와 새로운 기업구조가 갖는 이런 중요성 때문에 관련기술과 표준화에 대한 논의가 선진국에서는 벌써 몇년전부터 시작됐다.

미국에서는 상무부 NIST(국립표준기술원) 국방부 에너지부 등 정부와 협회 및 민간기업들이 공동으로 주도하는 ''차세대 제조(NGM)프로그램''이 95년에 출범했다.

IT로 인한 제조업의 변화 가능성과 새로운 기업모델을 연구하자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미국은 NIST를 통해 ISO TC184/SC5/WG1로 불리는 ''기업통합구조(enterprise integration framework)''분야에서 국제적 표준을 주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유럽연합도 예외가 아니다.

유럽연합의 정보기술관련 연구프로그램인 ESPRIT에서도 c커머스와 기업구조가 핵심적 관심분야로 등장했다.

몇년전부터 ESPRIT 관계자와 미국 NIST는 공동으로 수차례의 워크숍을 갖고 기술과 표준화 문제를 논의해 왔다.

이런 국제적 움직임을 들여다 보면 당연히 IT를 토대로 제조업의 정보화와 지능화를 촉진하자는 것이 1차적인 과제다.

하지만 이 차원에서만 머무는 게 아니다.

세계적 차원에서 연구 생산 마케팅 유통 등에 걸쳐 기업간 전략적 동맹이 활발해지자 c커머스와 새로운 기업구조가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선진국에서는 이미 예상했다.

''생산모델''과 ''비즈니스모델''의 인터페이스(interface)는 물론이고 국제적 가상기업(virtual enterprise)을 지원할 시스템간의 상호운용성 등에서 기술의 선점과 표준화 경쟁이 치열한 것은 모두 여기서 연유한다.

우리가 c커머스에 대해 특히 주목해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이런 국제적 흐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IT의 발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흡한 제조업으로의 IT 확산은 현재 우리 산업구조의 핵심과제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것이 새로운 기업구조로까지 연결되는 추세이고 보면,앞으로 우리 기업과 산업 경쟁력에 결정적인 요소로 등장할 수 있다.

c커머스가 제조업의 생산성 향상과 부가가치 제고로 이어지고 폐쇄적이고 종속적 계열관계의 기업구조 및 양극화된 산업구조의 새로운 돌파구가 되도록 정부와 기업 모두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다.

안현실 전문위원.경영과학博 a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