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을 비롯한 현대 신세계 등 대형 백화점들이 잇따라 의류판매 수수료를 인상할 움직임을 보여 입점 의류업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최근 가을 정기세일 이후의 매출에 대해 수수료율을 지금보다 1%포인트 올려줄 것을 일부 의류업체들에 요구했다.

롯데는 현재 판매액 대비 35%인 40여개 여성복 브랜드들의 수수료율을 올려 본점 기준 2층과 3층에서 영업하는 여성의류업체들의 수수료율을 36%로 통일시킨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에 이어 현대백화점도 수수료를 올릴 기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백화점 바이어들이 평소 롯데와 같은 수준이거나 1%포인트 낮은 수수료를 받아온 자사의 관례상 연내에 수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와 현대의 이같은 수수료 인상 방침이 관철될 경우 신세계도 곧바로 뒤따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백화점들의 수수료 인상 요구에 대해 의류업체들은 그렇지 않아도 경기침체로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마당에 지나친 횡포라고 반발하고 있다.

올해초 이미 1%포인트씩 올려준데다 인상요인이 전혀 없는데도 다시 수수료를 인상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롯데에 입점해 있는 여성복 A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가을 1%포인트 올려준데 이어 지난 봄 롯데측이 현대의 수수료와 차별화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다시 1%포인트를 추가 인상하는 등 1년새 2%포인트나 부담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백화점측의 수수료 인상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입점업체로서는 결국 적자를 감수하거나 옷값을 올려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에서 영업중인 B업체 관계자는 "지난 가을 세일행사에서 매출이 줄어드는 등 최근 영업부진을 겪고 있는 백화점들이 자구노력 대신 부담을 입점 업체와 소비자들에게 전가시켜 매출을 보전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설현정 기자 s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