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보다 더 뛰어난 인플레 억제 기업''

미국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에 붙여진 별명이다.

월마트의 ''저가판매''파워가 "그린스펀 연준리(FRB) 의장보다 더 강력한 인플레 억제력을 발휘"(리서칭마케팅의 버트 플리킹어 이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마트는 올해 미국 자본주의에 또 하나의 기념비를 세울 전망이다.

뉴욕타임스는 22일 월마트가 지난 반세기 동안 부동의 최대기업(매출기준) 자리를 지켜온 GM을 제치고 1위에 오를 것이 확실하다고 보도했다.

지난 62년 아칸소주의 작은 마을에서 첫 가게를 연 ''38살의 소매점''이 1백3년 역사의 자동차거인을 무너뜨리게 된 것이다.

월마트의 올 매출예상치는 약2천억달러(약 2백20조원).

한국 한해 살림살이(1백1조원)의 두 배를 넘는 엄청난 규모다.

규모뿐 아니다.

파워면에서도 산업계 전체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21세기 자본주의 심벌로 부상했다.

월마트는 전통적인 ''20세기형 비즈니스''를 하면서도 신경제의 게임룰을 재빨리 활용한 ''시장변화 적응의 귀재''다.

신경제의 핵심법칙인 제조기지의 세계화,첨단기술을 활용한 생산성 향상이 바로 월마트 성공의 키워드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월마트는 ''제조업계를 지배하는 소매업체''가 됐다.

월마트에 저항하는 제조업체는 ''아웃''당하기 일쑤다.

미국 최대 부엌용품 업체였던 러버메이드가 대표적인 예.

지난 94~96년 사이에 러버메이드 제품의 원재료인 합성수지 가격이 세 배 이상 폭등하자 이 회사는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월마트는 즉각 가격인하 압력을 넣었으나 러버메이드가 말을 듣지 않았다.

그러자 월마트는 매장의 구석진 곳에 러버메이드 제품을 진열하고 러버메이드의 경쟁업체인 스테릴라이트 제품 판촉행사를 벌였다.

러버메이드의 순익이 급감했음은 물론이다.

결국 러버메이드는 경쟁업체 중 하나인 뉴웰에 인수되는 비극적인 최후를 맞았다.

월마트는 ''법의 심판''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90년대 중반부터 시장의 90%를 장악,가격담합을 일삼아온 미국 7개 종합비타민 업체는 5년이 지난 99년에야 법원으로부터 유죄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월마트는 단 15개월만에 이들을 시장에서 심판해버렸다.

97년 ''원소스''라는 저가 신제품을 시장에 출시,단숨에 종합비타민 판매 1위에 올라 이 업체들을 시장에서 몰아냈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