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특히 주식시장에서 시장 참여자들이 정보를 얻고 거래를 하는 방식은 엄청난 변화를 겪어왔다.

그리고 이같은 변화의 주요인은 신기술이었다.

이런 변화된 환경에 규제당국이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여기에 따라 금융시스템과 전반적인 경제성장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첨단 컴퓨터와 통신 신기술은 투자자들이 주문을 내고 거래를 실행하는 데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일부 새로운 거래 메커니즘은 거래 시간을 단축시키고 투자자들의 익명성을 보장해 준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것이다.

또 주식 거래 중개자같은 전문가 없이 투자자끼리 직접 거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거래시장도 많다.

다양한 거래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나스닥으로부터 새로운 거래시장으로 이동하는 거래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단기적으로 보면 이런 거래시장간 경쟁은 시장 분할이라는 결과를 낳는다.

그런데 이런 분할이 결국 투자자들과 시장의 유동성에 해를 끼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주어진 시간에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점에서 주가가 결정돼야 하나 시장의 분할은 가격결정 과정의 질을 떨어뜨리고 투자자들이 최선의 가격과 최저의 비용으로 주식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분할의 영향은 전체 맥락에서 분석해 봐야 한다.

아직까지 시장 분할이 유동성을 낮춘다는 증거는 없다.

장기적으로 보면 시장구조는 끊임없이 진화한다.

장기적으로는 경쟁압력이 시장간 통합을 촉진시킬 것이다.

2∼3개 시장에서 똑같은 주식이나 상품이 거래되면 언젠가는 경쟁력 있는 시장으로 통합되게 마련이다.

이런 경쟁,분할,통합의 사이클에서 정책결정자들의 역할은 무엇일까.

정책결정자들이 시장 발전방향을 직접 제시하고 유도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방법이다.

현재의 증시구조는 극도로 역동적이다.

여러 거래시장중 어느곳이 투자자들의 입맛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지는 알 수 없다.

오로지 시장내 경쟁만이 승자와 패자를 결정할 수 있을 뿐이다.

기술주도의 시장구조조정이 이뤄짐에 따라 정책결정자들은 장기적인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책을 펴야 한다.

물론 균형은 결국 변화속에 묻혀버릴테지만 말이다.

변화는 종종 논란을 낳는다.

시장 평균 수익률 이상의 돈을 버는 사람들의 저항 때문이다.

이들은 그러나 다른 투자자들이 시장평균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는 시장에 대해서는 공정 경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시장참여자들과 거래 시장들이 가능한한 똑같은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 정책당국의 의무다.

이런 정책당국의 노력은 시장 투명성 향상이란 결실을 맺게 된다.

미국 증권거래당국은 기업들이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정보를 투자자 모두에게 동시에 공개하도록 하는 새로운 규정을 발효시켰다.

공정경쟁을 촉진시키는 정책의 대표적인 예다.

나는 전자금융이 문제보다는 기회를 창출한다고 생각한다.

창조적인 파괴의 과정은 시장 참여자들과 정책당국자들에게 단기적으로는 도전이 될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새로운 정보가공과 통신기술 덕에 시장은 탄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나는 기대한다.

정책결정자들은 이런 과정을 방해할 수도 없으며 그래서도 안된다.

오로지 촉진해야 할 뿐이다.

정리=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

...............................................................

◇이 글은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최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금융시장 회의에서 행한 연설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