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폭락은 예사로이 볼 일이 아니다.

주가가 다양한 경제변수의 미래 예측치까지 반영하고 있다고 본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외국인들이 보유 주식을 내던지면서 한국을 떠나고 있거니와 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환율과 금리까지 덩달아 춤을 추면서 불안감은 경제전반으로 확산일로다.

미국의 소위 신경제가 심각한 회의에 봉착하고 있는 점은 더욱 불안한 대목이다.

뉴욕증권거래소의 다우지수는 10,000포인트 붕괴를 목전에 두고 있고 세계적인 기술주 시대를 열어왔던 나스닥은 3,000포인트를 위협받는 상황이다.

신경제가 흔들린다면 세계적인 경기부진과 IT산업 과잉투자 후유증이 표면화될 것도 충분히 예상되는 일이다.

이는 우리정부가 사활적으로 추진해온 벤처산업 육성노력에 치명타를 날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내림세를 계속하고 있는 코스닥이 저간의 사정을 이미 집약하고 있다고 볼 것이다.

주변을 돌아보더라도 어느것 하나 긍정적이며 희망적인 구석을 발견하기조차 쉽지않은 상황이다.

반도체마저 5달러대로 급락하는등 위기국면을 맞고 있고 유가 급등이나 중동정세의 불안,아시아 금융시장의 동요 등 손꼽아 볼 만한 경제변수들은 거의 대부분이 불길한 전조들로 채워져 있다.

마치 외환위기로 치닫던 지난 97년을 연상케 하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정책 변수들까지 시장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예금보호 문제로 소모적인 논쟁이 거듭되는 중이고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외환자유화는 또 어떤 부작용을 몰아올 지도 예측불허다.

기업구조조정이나 금융시장 개혁은 실물경제와 증권시장에 적지 않은 부담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미룰 수도 없다. 따지고 보면 당국이 선택할 수 있는 정책대응의 폭도 매우 제한적이다.

어떻든 지금으로서는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는데서부터 경제불안 해소책을 마련할 때다.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과 투자자들 모두가 대내외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지혜를 모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