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일렉트릭이 내년 초까지 4000억원을 투입해 미국 앨라배마와 울산 변압기 공장 생산량을 30% 끌어올린다. 갈수록 늘어나는 미국의 전력기기 수요를 잡기 위해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울산공장을 증설해 초고압 변압기 생산량을 연 300개에서 360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 생산 능력도 연 100개에서 최대 150개로 증설한다. 내년 초 두 공장 증설이 끝나면 HD현대일렉트릭의 초고압 변압기 생산량은 연 400개에서 510개 안팎으로 27.5% 늘어난다. 무게 200t이 넘는 초고압 변압기는 대당 60억~130억원에 이르는 고가 전력기기다.노후 전력기기 교체 수요와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신규 전력기기 설치 수요가 맞물려 HD현대일렉트릭은 이미 5년 치 일감을 수주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전력기기 ‘슈퍼 사이클’이 미국을 중심으로 5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고 1977년 창사(당시 현대중공업 중전기사업본부) 이후 최대 투자를 결정했다. 2023년 전체 영업이익(3152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시장조사업체 마켓닷US에 따르면 글로벌 변압기 시장은 지난해 720억달러(약 105조원)에서 2033년 1230억달러(약 180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HD현대일렉 "美 변압기 슈퍼호황 10년 간다…선제 투자로 시장 선점"美 변압기 70%는 순차 교체 대상…AI 데이터센터 등 신규 수요도 쑥지난 8일 찾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애비뉴 스트리트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이었다. 화려한 불빛과 마천루가 미국 최대 관광도시의 현재라면, 나무 전봇대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전선은 수십 년 전 과거 모습 그대로였다. 라스베이거스뿐 아니라 워싱턴DC, 뉴욕 등 미국 대도시 어디에서
지난 8일 찾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애비뉴 스트리트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이었다. 화려한 불빛과 마천루가 미국 최대 관광도시의 현재라면, 나무 전봇대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전선은 수십 년 전 과거 모습 그대로였다. 라스베이거스뿐 아니라 워싱턴DC, 뉴욕 등 미국 대도시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다.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전봇대와 전선 위로 눈이 쌓여 정전되는 일이 잦아 사회 문제가 된 지 오래”라며 “미국 주 정부를 중심으로 낡은 전봇대와 전선, 변압기, 송전탑을 교체하는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고 말했다.미국 초고압 변압기 시장 점유율 1위인 HD현대일렉트릭이 창사 이후 최대인 4000억원을 투입해 공장 증설에 나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 정부의 전력망 현대화 사업에 인공지능(AI)발(發) 전력기기 수요가 겹치자 과감한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전력망 교체 수요 5~10년 지속될 것”HD현대일렉트릭이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초고압 변압기 생산량을 100대에서 최대 150대, 울산공장 생산량을 300대에서 360대로 늘리기로 한 건 미국 변압기 시장의 ‘슈퍼사이클’이 향후 5~10년 지속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HD현대일렉트릭은 5년치 일감을 확보해놨다. 전력회사 등 고객사는 지금 변압기를 주문해도 2030년에야 받을 수 있다. 효성중공업, 일본 히타치에너지 등 경쟁사도 비슷한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미국에 진출한 변압기 업체들의 평균 제조 리드타임(제품을 주문받아 인도하는 데까지 걸리는 기간)은 115~130주, 대형 초고압 변압기의 평균 제조 리드타임은 120~210주에 달한다. ‘공급자 우위 시장’이란 의미다. HD현대
“세계 최고 기술력을 인정받으려면 반드시 모터스포츠 시장을 뚫어야 합니다. 그래야 자동차 마니아와 오피니언 리더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2018년 3월 한국타이어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사진)이 모터스포츠를 핵심 프로젝트로 꺼내 들었을 때 상당수 임직원은 그저 ‘립 서비스’로 생각했다. 피렐리, 미쉐린 등 모터스포츠 시장을 접수한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건재한 상황에서 수주가 불확실하고 당장 돈도 안 되는 사업에 얼마나 오랫동안 매달리겠느냐는 이유에서였다. “몇 번 도전하다가 포기할 것”이란 말이 사내외에서 돌 정도였다.하지만 조 회장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 길로 레이싱 타이어 연구개발(R&D) 인력을 세 배 가까이 늘렸고 모터스포츠 마케팅팀을 신설했다. 그렇게 7년을 투자한 끝에 한국타이어는 지난 16일 세계 3대 모터스포츠 대회인 ‘월드 랠리 챔피언(WRC)’에 독점 공급사로 선정됐다. 한국타이어가 3대 모터스포츠 대회(WRC·F1·나스카) 독점 공급사가 된 건 처음이다.한국타이어가 글로벌 모터스포츠 대회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건 2000년대 들어서다. 10여 년이 지난 2014년 한국타이어는 WRC 하위 클래스의 타이어 공급 업체가 됐다. 그때만 해도 레이싱팀이 여러 타이어를 선택하는 방식이었기에 진입장벽이 낮았다. 하지만 4년 뒤 한 곳만 선정하는 시스템으로 바뀌며 한국타이어는 퇴출됐다.바로 그해 한국타이어 CEO가 된 조 회장은 본격적으로 레이싱용 타이어 개발에 매진했다.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스물여섯 살부터 한국타이어에서 일해온 조 회장은 ‘모터스포츠에 관심 있는 사람이 자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