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나타날 또 한차례 내리막길에 대비해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라"

아시아증시 투자자들을 향한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미국기업들의 실적둔화에 따른 증시폭락 드라마가 아시아에서 재현될 날이 멀지 않은 것으로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고유가와 미국 증시폭락''이라는 이중고에 짓눌려 있는 아시아증시가 역내 기업들의 하반기 및 연중 실적예상치가 나오는 올 연말께 또 한번 내려앉을 수 있다는 전망이 강해지고 있다.

유가급등과 미국 주가급락의 여파로 13일 도쿄증시에서는 닛케이주가가 1.4% 하락하고 대만주가 5.4%,싱가포르주가가 2.7%씩 떨어지는 등 아시아증시가 동반급락했다.

이런 하락행진은 앞으로도 계속될 공산이 크다는 게 아시아 증시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살로몬 스미스 바니의 지역전략가인 한옹은 "아직도 아시아증시는 캄캄한 터널 속에 있다"며 "올 연말께 애널리스트들이 줄줄이 아시아기업의 수익전망을 하향조정하면 주가는 또 한차례 난타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최악의 시나리오를 그리는 애널리스트들조차도 내년에는 아시아증시가 상승국면으로 돌아설 것이란 데 동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차익을 얻으려면 지금 한국과 대만증시에 투자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특히 동종업체들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 대만의 반도체주(골드만삭스의 전략가인 아난드 아이살)와 한국의 통신주(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인 커림보이)가 유망주로 꼽힌다.

하지만 아시아 기술주가 상승국면으로 돌아서려면 미국 나스닥시장 회복이 전제돼야 한다는 게 이들의 이구동성이다.

문제는 기술주의 바닥이 어디인지 단언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증시 비관론의 댐은 이미 터졌다.

투자자들은 이제 ''주당순익배율 100''에서 형성된 나스닥주가가 거품이란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어느 선에서 입맛을 되찾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50일지,25일지…" 푸르덴셜증권의 기술주 애널리스트 존 쇼필드의 이 물음에 대한 정확한 답변 없이는 아시아증시의 바닥도 점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