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의 10년 활황이 끝나는가.

최근 미주가가 기업의 실적부진과 고유가 지속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자 월가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지속돼온 활황장세가 막을 내리고 침체장세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경제의 급랭(경착륙)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10일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백15.02포인트(3.4%) 내린 3,240.54로 연중최저치인 3,164.55에 바짝 다가섰다.

다우지수도 44.03포인트(0.4%) 떨어진 10,524.40을 기록했다.

이로써 올들어 나스닥은 21.5%,다우는 8.4% 하락했다.

지난 90년 10월11일을 기점으로 강세장에 들어선 미증시가 최근들어 맥을 못추고 있는 것은 기업들의 무더기 실적부진 발표에 따른 것이다.

세계 최대 반도체 메이커인 인텔,필름업체인 이스트만코닥,인터넷소매업체 프라이스라인닷컴,애플과 델컴퓨터,복사기업체 제록스,통신장비업체인 루슨트테크놀로지 등이 잇달아 실적부진을 발표해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다.

문제는 기업들의 3·4분기 실적부진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본격적인 경기둔화의 예고편''이라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을 비롯 세계적 경기둔화 추세로 소비재 반도체 등 산업전반의 경기전망이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비관론자들은 미증시의 활황국면이 완전히 끝났다고 단언한다.

최근의 주가약세는 10년 장기호황을 지속해온 미경제의 경착륙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JP모건은 이날 "미경제가 앞으로 완만하고 온건한 양상으로 전개될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주가급락으로 경착륙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미국 전체 가구의 60%가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주가급락은 소비심리를 악화해 경제에 치명타를 줄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미증시가 지난 4월을 정점으로 하강세를 타고 있어 미경제가 이미 침체국면에 접어들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