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국민들의 기대와 희망 속에 남북관계가 급속히 변하고 있다.

이산가족의 상봉, 경의선 철로 복구, 관광교류, 직항로 개설, 노동당 규약 개정 등 한꺼번에 많은 일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역시 남북 문화.관광분야 협력이다.

문화.관광분야는 여타의 다른 교류보다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분야인데다 남북 동질성 회복의 실질적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 문화.관광분야 교류 전망 =지금까지 남북의 문화교류는 매우 복잡한 비공식 접촉을 통해 은밀하게 추진돼 왔다.

특별한 사연으로 대북사업에 뛰어든 개인이나 반정부적 입장을 가진 재야단체가 대부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제 모든 교류의 중심점은 정부로 넘어가고 있다.

많은 일들이 정부의 공식 대화 창구를 통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관광부가 최근 만든 "남북 문화교류 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공연.전시.영화.방송 등 문화의 영역에서 이미 10건이 넘는 교류가 이뤄졌다.

앞으로도 모든 장르에 걸쳐 상호방문과 교류.합작이 잇따르고 일반 관객의 자유로운 왕래까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산업 쪽에서는 컴퓨터 온라인 게임과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남북 합작사업이 성사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북한이 이 분야에서 상당한 국제적 수준에 올라있고 남측도 북한과 함께 중국에 진출하려는 의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 비무장지대 문화재의 공동발굴과 생태계 공동연구 등 학술 및 문화재 교류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화부는 특히 문화유산 등 공공성이 강한 문화기초 분야는 국가차원에서 우선 지원하겠다는 복안을 세워놓았다.

이밖에 대중가수의 북한공연, 종교인들의 상호방문, 영화.방송의 남북 합작 사업의 추진에도 가속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관광분야의 경우 금강산에 이어 백두산과 개성 칠보산 등 북한 명승지가 남한 관광객들에게 추가 개방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김영성 민간화해협의회 부회장은 최근 "지금까지 중국과 소련의 관광객 중심으로 관광사업이 이뤄졌으나 앞으로 서울과 평양,러시아 나홋카, 중국 베이징을 연결하는 관광협력 사업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혀 남북 관광교류가 크게 활성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또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 중 최대 취약지역인 유럽 관광객 유치를 위해 남북이 함께 공동상품을 개발하거나 일본을 함께 잇는 동북아 크루즈 상품개발도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 전략 =성공적인 교류를 위해선 철저한 사전준비와 사후평가가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상업주의와 한건주의가 뒤엉킨 무분별한 교류로 인한 폐해를 우려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문화.관광분야 교류의 투명화 제도화 체계화가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또 모든 교류과정에 금전적인 투명성이 필요하다.

북측은 자본주의 방식에 대한 이해없이 교류에 나서고, 남측은 일방적 비용 부담이나 상업주의 위주로 접근한다면 교류과정에서 마찰이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공연예술이나 영화 종교 관광 등 모든 분야의 교류가 이상경쟁 열기로 상호비방의 근거가 되지 않도록 서로 노력해 이제 막 싹트기 시작한 신뢰에 손상을 주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할 시점이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