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 말의 비장에서 뽑아낸 빈혈치료제가 광우병에 따른 안전성 문제로 지난4월 허가취소되자 돼지 피로 만든 헴철을 첨가한 건강보조식품의 소비가 급속하게 늘고 있다.

그러나 헴철 제품은 철분함량이 의약품으로 허가된 철분제제의 1%에도 못미쳐 빈혈치료제로 쓰기는 부적합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헴철은 돼지 피의 헤모글로빈을 효소처리해 분리해낸 철단백질의 하나로 전량 일본에서 수입돼 주로 임산부 수험생의 빈혈치료제나 어린이의 성장을 돕기위한 건강보조식품에 첨가되고 있다.

헴철이 첨가된 주요제품은 △광동제약 햄철비타플러스 △대웅제약 훼로칼골드 △한미약품 샘철 △청계약품 훼로비타 △종근당 롱키본키드 △유한양행 헤모헴철 △동화약품 동화훼로철 △메디카코리아 롱롱키 △제일약품 훼미니아 △한미양행 헤모철 △영진약품 키노피-F 등 10여가지 제품이다.

이들 제품은 작년말부터 쏟아져나와 올해중 연간 1백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과거 소나 말의 비장에서 추출한 페리틴 성분의 빈혈치료제 시장의 절반수준이며 전체 철분제시장의 4분의 1에 육박하는 규모다.

그러나 일반 약국에서 건강보조식품으로 허가받은 헴철 제품의 마진이 높아 철분제의 주요 소비자인 임산부를 대상으로 적극 판매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철분의 1일 섭취량은 12㎎이며 임산부나 빈혈환자의 철분 하루섭취권장량은 1백∼1백20㎎정도지만 헴철함유 제제 한캅셀에 함유된 철분은 0.7∼1.1㎎에 불과하다.

무려 1백캅셀은 복용해야 이를 충족시킬수 있다.

빈혈약 생산업체의 한 관계자는 "헴철의 흡수율이 유기화학철로 만든 빈혈치료제보다 높고 복용시 거부감이 적지만 철분의 절대함량이 낮아 임산부가 헴철식품만 믿었다가는 빈혈이 오기 쉽다"고 설명했다.

가격도 빈혈치료제는 1백20정짜리가 3만원 미만에 팔리고 있으나 헴철제제는 80캅셀짜리가 12만∼14만원대에 팔리고 있어 비싼 편이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