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 없는 수출산업, 문화산업의 꽃, 고부가가치 산업, 신지식산업, 청정산업, 평화산업...

모두 컨벤션(국제회의) 산업에 대한 수식어다.

국제회의 참가자의 일일 소비지출액이 일반 관광객보다 30%이상 많다.

체류기간이 길어 외화 가득률도 높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일반관광객의 체류일수는 5.2일데 비해 국제회의 참가자는 7.5일로 2일 이상 길다.

평균 소비액도 일반 관광객은 1천4백91달러인데 비해 국제회의 참가자는 3천2백85달러로 2배 이상 많다.

국제회의 참가자 1명을 유치하는 것은 TV 9대를 수출하는 것과 맞먹는 경제적 효과를 거둔다.

컨벤션산업은 고용창출, 최신 정보및 기술 습득, 지역환경 개선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높은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자원 중심적 제조업을 대체할 수 있는 지식 집약형의 유망 미래산업이다.

환경파괴가 전혀 없는 무공해 산업이기도 하다.

컨벤션 산업의 또 다른 특징은 국제정보및 지식교류에 따른 파급효과가 크다는 점이다.

국제회의에 참가하는 외국인들은 각각 자국에서 사회의 여론을 선도하는 계층에 속한다.

민간외교 차원의 국가인식 개선과 국제적 친선을 통한 대외홍보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개최국의 국가 이미지 개선과 국제적 영향력 증대라는 부수효과도 얻을 수 있다.

컨벤션산업이 지역경제와 문화발전에 기여하는 측면도 강하다.

국제회의는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를 증대시켜 각종 시설물의 정비나 교통망의 확충, 환경개선 등에 광범위한 사회적 효과를 가져온다.

카지노보다 외화가득률이 높다는 점에서 컨벤션산업이 관광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절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들어 외래 관광객 규모와 세계 관광시장 점유율의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고 있고 관광수입 증가율은 더욱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규모, 관광수입이 늘고는 있지만 증가 속도가 둔화되고 있고 세계 관광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년대 말부터 감소추세다.

지난 91~95년까지 외래 관광객 증가율은 4.9%, 관광수입 증가율 10.9%로 세계 관광시장의 증가율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또 지난 96~99년 관광수입 증가율은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관광수요의 지속적 확대와 관광수지 개선을 위해서는 컨벤션과 이벤트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제시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국제회의는 97건으로 아시아 5위, 세계 25위를 차지했다.

이는 98년의 58건(아시아 9위, 세계 35위)에 비해 39건이 늘어난 것으로 컨벤션산업이 점차 활기를 띠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에서 컨벤션 산업의 중요성은 무역의존도가 70%가 넘는 전형적인 경제구조가 말해주고 있다.

수출입에 의존하는 경제 때문에 환율불안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원자재 가격 동향 등 외부조건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

원자재의 수입과 가공, 완제품의 수출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만 경제가 움직이는 구조지만 고부가가치 주력상품이 빈약한 한국의 수출산업은 소폭의 환율변동에도 수출이 좌우되는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무역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상품수출 중심의 교역구조로는 국가 무역수지 관리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21세기를 맞아 서비스.용역 등 무역의 영역을 확대 발전시켜 나가는 새로운 수출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제조업 중심의 수출일변도 산업정책에서 벗어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상품 중심의 무역개념을 관광.서비스.용역 수출로 확대 발전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최근들어 갈수록 높아지는 선진국의 보호무역 장벽과 각종 덤핑 보복조치, 수출경쟁국들의 가격인하 공세 등이 파상적으로 이어지면서 수출 전선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올해 무역수지 흑자목표액도 당초 1백20억달러에서 1백억달러, 95억달러로 주저앉고 있다.

정부도 이에 따라 한국이 가지고 있는 동북아의 중심인 지경학(地經學)적 이점을 활용해 물류와 유통, 비즈니스의 거점지역으로 발전할 수 있는 신통상국가를 강조하고 있다.

한반도를 무역과 투자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비즈니스 기반을 조성하고 동북아의 물류및 유통 중심지로 변화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전시, 컨벤션 등 고부가가치, 친환경적 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