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12월 결산법인 ''성적표'' 공식 발표]

기업의 실적은 늘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은다.

"실적은 모든 재료에 우선한다"는 증시격언도 있다.

12월 결산법인의 반기실적이 속속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오는 16일에는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이 나란히 소속기업의 반기실적을 공식 발표한다.

투자자들은 17일자 조간신문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그간의 추정치로 볼때 상장기업의 상반기 실적이 사상 최대규모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불안한 금융시장의 영향으로 주가에는 별로 반영되지 못했다.

실적에 따라 주가가 차별화됐던 예년의 분위기와도 사뭇 다르다.

실적과 주가는 따로 노는 게 아니냐는 투자자들의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이에대해 전문가들은 "현대문제" 등 묵은 숙제들이 시장 전체를 억누르고 있기 때문에 실적이 약발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렇지만 한번 뜀박질을 시작하면 "작황"이 엄청 좋았던 실적주들이 앞장을 설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특정 종목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으니 반등가능성이 큰 게 아니냐"는 식의 소극적인 접근법에서 탈피하라고 주문한다.

대신 실적이 엄청나게 호전돼 "V자"커브를 그릴 수 있는 종목을 적극적으로 찾아 보라고 권한다.

<>실적장세 가능성은=실적호전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급불안이다.

현대문제 및 금융불안이 이어지면서 증시 유동성이 점차 고갈되고 있다.

아무리 기업실적이 좋아도 사줄만한 세력이 뒷받침되지 못했다.

삼성전자가 대표적인 경우.이회사는 상반기에 사상최대의 순이익을 냈으나 반도체경기 논쟁에 휩싸이며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우리시장의 "반면교사"가 되고 있는 미국증시에서도 실적 약발이 예년만 못하다.

나스닥시장의 간판타자인 시스코시스템의 상반기 실적이 예상을 웃돌았으나 매수세는 크게 확산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실적호전주 가운데 과거의 실적증가세를 웃도는 기업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일 것으로 보고 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에서 특별한 테마가 없기 때문에 바닥권이란 인식이 확산되고 상승 트랜드로 돌아설 경우 실적주로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라증권 주환이사도 "현대문제 및 금융시장 불안으로 빚어진 수급불안이 먼저 해소돼야 한다"며 "실적 발표 직후보다는 새내각의 구조조정 방향이나 강도가 확인되면 실적이 부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어떤 종목을 잡아야하나=실적이 대폭 좋아진데다 소리소문없이 거래량이 늘고 있는 종목이 좋다.

이런 종목은 그래프상 최근 정배열상태를 회복하고 있다.

삼성전기,태평양,현대자동차,삼성SDI,한전 등이 이런 모습을 하고 있다.

대개 중기이동평균선도 뚫은 상태다.

현대증권은 요즘 장세를 급락후 급등세를 시현하는 "V자형" 반등국면으로 규정했다.

현대문제가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는데도 시장이 탄탄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증권은 낙폭과대 실적 우량주와 외국인 선호종목을 유망주로 꼽았다.

현대증권이 제시한 실적우량주는 삼성SDI 현대자동차 대신증권.또 외국인이 선호하는 기술주는 SK텔레콤 한국전력 현대전자 대덕전자 성미전자 등이라고 소개했다.

현대증권은 또 코스닥시장에서 이네트 나이스 이루넷 인성정보 한아시스템 서두인칩 디지텔 이디 동미테크 호성케멕스 네스테크 피코소프트 두일이동통신 화인반도체 등을 관심주로 꼽았다.

삼성증권은 실적이 우수한데다 성장성도 함께 갖춘 종목으로 호남석유 현대백화점 삼성전기 삼성물산 한국국포리올 대한제당 대덕전자 LG건설 영원무역 이구산업 한국단자 두산 서흥캅셀 캠브리지 희성전선 한섬 한국타이어 풍산 현대자동차 동양제과 세아제강 동아제약 한국폴리우레탄 세방전지 등을 꼽았다.

신한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코스닥 신규등록종목의 경우 기관들의 매물부담이 적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만하다"며 "반기실적이 우량한 신규종목에 관심을 두는 것도 현명한 투자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체크포인트=지난해 반기실적 발표후 흑자전환기업은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실적발표후 10일간 주가가 평균 12.34%나 올랐다.

반면 적자전환기업은 9.64% 하락했다.

대박을 터트리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쪽박을 피할 수 있다.

과거분석과 함께 미래가치를 함께 따져보는 것도 필요하다.

황 팀장은 "반기실적은 과거에 대한 평가"라며 "미래치인 향후 실적 전망도 함께 고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