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장의 ''3부자 퇴진론''으로 바짝 긴장했던 정몽구(MK) 현대차 회장측은 ''정부의 본심과는 거리가 있다''고 결론을 내리고 앞으로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기로 했다.

현대자동차는 ''설사 무슨 내막이 있다고 하더라도 시장(투자자와 소비자)이 현대자동차를 인정해주는 한 상관하지 않는다''는 내부 방침을 정했다.

현대자동차 고위관계자는 "지난 9일 오후 ''MK도 퇴진 대상''이라는 김경림 외환은행장의 발언이 나오자 모든 정보 채널을 총동원해 상황을 파악해본 후 이런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는 이른바 현대 사태의 핵심은 현대건설의 부실문제인데 상반기에 현대차 기아차 현대정공 등이 사상 최대의 이익을 올리는 등 성공적인 경영성과를 보인 현대차의 최고경영자가 거론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지난 5월의 3부자 동반퇴진 선언''은 MK와 사전합의 없이 발표된 데다 그 직후 이사회가 MK를 재신임해 법적으로도 이상이 없다고 주장한다.

현대 관계자는 "현대차는 그동안 새 경제팀이 강조하는 ''시장의 신뢰''를 받아온 이상 MK가 퇴진하면 시장이 오히려 실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자동차측은 일단 안도하면서도 김경림 외환은행장의 발언 배경에 대해선 의구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대통령의 조기해결 지시에 따라 주식시장도 안정을 되찾는 등 현대 사태가 타결 국면에 접어든 시점에 사태 파악을 누구보다 잘하고 있는 외환은행장이 왜 ''MK 퇴진론''을 들고 나와 일을 꼬이게 했는지 궁금해한다.

현대차는 특히 문제경영인 퇴진 압력이 높아지는 시점에 동반 퇴진론이 나왔다는 사실 때문에 긴장을 완전히 풀지 못하는 분위기다.

현대자동차는 오는 19일까지 제출하게 돼 있는 현대구조조정위원회의 계열분리 및 자구계획과 관련, 채권은행이 3부자 퇴진문제를 어떻게 짚고 넘어갈지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