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홀로서기''를 선언한 것을 계기로 현대그룹의 소그룹 분할 일정이 앞당겨질 것이란 관측이 강하게 일고 있다.

현대는 당초 올해 6월 자동차소그룹 분리에 이어 오는 2003년까지 건설 중공업 전자 금융및 서비스 등을 분할할 계획이었다.

이와 관련, 정주영 전 명예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회장,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회장, 정몽준 의원(현대중공업 고문) 등 ''현대 4부자''의 소유지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의 지분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계열분리 윤곽이 결정지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 정주영 전 명예회장 =정 전 명예회장은 현대자동차의 최대주주이며 중공업 건설 상선 등에 대해 0.5%의 지분을 갖고 있다.

''창업자''라는 절대적인 권위는 여전하지만 소유지분에서 본 법적 지배력에서는 현대차외 다른 계열사에 대해서는 힘을 쓸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 지분도 계열분리와 관련, 정부로부터 축소압력을 받고 있어 대주주로서의 권한도 지금보다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 정몽헌 회장 =현재의 지분구조에서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다.

지난 5월 정 전 명예회장이 중공업 등 3개사의 지분을 대부분 정리하면서 이같은 지배구도가 굳어졌다.

정몽헌 회장은 현대건설의 최대주주이면서 건설과 상선을 통한 순환출자로 자동차부문을 제외한 중공업 등 주요 계열사를 ''통제''할 수 있게 돼있다.

건설은 상선의 최대주주이며 상선은 중공업의 최대주주다.

상선은 또 전자와 증권의 최대주주다.

상선은 현대에서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정몽헌 회장은 현대아산 이사회회장 직함만 유지하고 있지만 소유관계에서는 엄연히 현대를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동일인(계열주)으로서 확고한 위상을 구축하고 있다.

◆ 정몽구 회장 =현대차의 4대주주이면서 정공과 인천제철의 2대주주다.

현대차는 기아차의 최대주주(30.16%)이고 기아차는 정공의 최대주주(20.01%)다.

정공은 현대차의 2대주주(7.84%)여서 이들 3개사는 순환출자를 통해 서로 사슬처럼 묶여져 있다.

정몽구 회장은 계열분리된 인천제철과 현대강관을 제외한 다른 계열사에 대해서는 영향력이 전무하다.

◆ 정몽준 의원 =중공업의 지분 8.06%를 소유, 상선에 이어 2대주주다.

중공업은 당초부터 정 의원의 몫이었기 때문에 이같은 지분변동에 대해 정 의원이 강한 불만을 표명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정 의원이 정 전 명예회장의 청운동 자택을 자주 방문하고 있는 것도 이와 관련돼 있다는 관측이다.

이달초 정 의원이 전윤철 공정거래위원장과 만난 것은 자동차계열분리와 관련해 정몽구-정몽헌 회장간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중재역할을 위한 것이었다는게 중론이지만 자신의 관할권을 굳히기 위해 중공업 조기계열 분리문제를 협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