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년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상 수상작가인 전수천(53)씨가 기차에 흰천을 씌우고 미국대륙을 횡단하는 대규모 설치미술전을 추진 중이다.

‘암트랙(Amtrak) 2001 전수천의 움직이는 드로잉’전으로 이름붙여진 이 프로젝트는 내년 5월1일 뉴욕을 출발,6천㎞에 달하는 미국대륙을 횡단한 후 12일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한다는 것.

전씨는 모두 12량의 암트랙 열차를 통째로 빌려 한민족의 상징이자 무한한 가능성과 생명력의 표상인 흰색 천으로 씌운 뒤 11박12일 동안 대륙을 달릴 예정이다.

전씨는 길이 2백m의 이 기차가 도심과 숲,사막을 관통하며 긋는 하얀 선은 환상적 조형미를 연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간기착지인 애리조나 사막에는 설치작품 ‘월인천강지곡’이 선보인다.

사막에 3백65대의 모니터를 설치하고 화면에는 강물에 비친 1천개의 달 모습을 영상화해 찬란히 이어져온 우리 민족의 정신문화를 세계에 알린다는 구상이다.

이 기차에 탈 승객은 모두 3백50명.

관광객 2백명과 공연단 취재진 스태프 1백50명이다.

기차 내에서는 세계석학들이 참가하는 토론회가 열리고 컴퓨터 단말기와 인터넷으로 한국의 문화와 예술,역사자료를 검색할 수 있게 된다.

전씨는 이 프로젝트가 성공리에 끝나면 2002년 5월1일 영국 런던을 출발해 유럽 러시아 중국 북한을 거쳐 월드컵 개막일인 5월31일 서울에 도착하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전씨는 이 프로젝트를 당초 올 10월 실행에 옮길 계획이었으나 30억원에 이르는 협찬금을 구하지 못해 내년으로 연기했다.

현재 삼성 LG SK그룹 등과 스폰서지원을 협의 중이다.

윤기설 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