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석 < 시공테크 대표이사 kspark@tst.co.kr >

나는 회사의 각종 중요한 개발 업무나 우리의 주 비즈니스인 과학관 박물관 영상관 테마파크 디지털 콘텐츠 등의 업무현장에"마지막 5%가 중요하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도록 하고 있다.

우리는 어떤 일을 이루어내는 과정에서 "거의 다 되었습니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실제로 95%정도 되면 형식상의 프로세스로 보면 다 된 셈이다.

그러나 문제는 항상 마지막 5%에 있다.

그리고 이 마지막 5%는 그동안 이루어 낸 95%보다 훨씬 중요하거나,마지막 5%가 성공을 좌우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어느 프로젝트인가 우리는 도시 학생들이 산촌으로 유학을 가는 이상향을 그려놓고 각종 영상 모형 시스템을 총동원하여 그 이상향을 꾸몄다.

그러나 그토록 각종 창의력이 동원된 이상향에 해 뜨고 밤이 찾아오는 모습을 연출하는 노하우를 찾지 못해 고심한 적이 있다.

그간 이루어진 일로 보면 "낮과 밤의 시작"이라는 이 연출은 전체의 5%도 안되는 일이다.

하지만 만약 우리가 이 부분의 솔루션을 찾지 못했다면 그 프로젝트는 실패했을 것이다.

요즘 우리는 새로운 전략적 사업의 하나로 각종 문화 과학 예술 교육 등의 방대한 콘텐츠를 디지털화하여 유료사이트를 개설하는 계획을 거의 완성해 가고 있다.

우리가 남들이 갖기 힘든 그 많은 데이터를 갖고 있는 것 자체로 이미 95%의 일이 끝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귀중한 콘텐츠를 어떻게,또 유익하고 재미있게 보여줄 것인가 하는 방법론과 검색엔진 문제로 밤낮 고민하고 있다.

역시 마지막 5%가 중요하구나 하는 것을 느낀다.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개발도 마찬가지다.

지금 이 순간도 많은 개발자들이 오랜 역경과 고난을 마감하는 마지막 5%의 마무리를 위해 밤을 지새우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지금 과천에 있는 정보통신 전시관 "정보나라"에 최첨단 전자 영상관을 설치 중에 있다.

직경 17m의 곡면스크린에 관람객이 상영 중 스토리전개에 참여하는 인터랙티브 시스템으로서 7대의 프로젝터를 사용한다.

그러나 화면의 이음새가 전혀 나타나지 않는 신기술이다.

영상 콘텐츠 제작 등 모든 것은 우리가 해결하지만 시스템 인테그래이션 등 핵심기술은 외국에 의존하고 있다.

결국 우리는 이 5% 때문에 우리가 이 기술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없는 입장이다.

역시 승부는 마지막 5%에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