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씨는 3년전 부인과 함께 포장마차를 시작했다.

우연한 기회에 좋은 장소를 발견한 것이 창업의 계기였다.

트럭 한대를 소유하고 있었던 터라 창업 비용은 재료비와 기타 설비를 포함해 3백만원을 넘지 않았다.

포장마차사업은 계절과 날씨의 영향을 받는다는 단점이 있지만 Y씨 부부는 개의치 않고 열심히 일했다.

그 결과 단골고객도 상당수 확보해 장사가 잘 될 때는 하루 매출이 50만~60만원을 웃돌기도 했다.

3년 넘게 장사해 모은 돈으로 마침내 인근에 13평 정도의 점포를 얻었다.

그러나 역세권 주변에 유흥가와 음식점이 많았기 때문에 업종 선택이 쉽지 않았다.

고민끝에 Y씨는 곱창집을 하기로 결심했다.

서민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라는 점을 감안해 내린 결론이었다.

창업 비용은 재료비,인테리어비,주방설비비 및 집기비 포함 5천만원 정도.

임대비는 월 90만원이 들었다.

새로 집을 장만한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여러 곱창 전문점을 돌아다니며 맛을 비교 연구하는 등 의욕적으로 사업을 준비했다.

하지만 Y씨는 그렇게 공들여 시작한 곱창집을 창업 한달 반만에 중지하고 실내 포장마차로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점포 장소와 업종 선택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Y씨의 가게 건너에는 대형 곱창 전문점이 이미 성업중이었다.

대형음식점과 경쟁을 하자니 우선 곱창의 맛이 좋아야 했고 어쩔수 없이 고급 재료를 사용한 것이 Y씨의 실패 원인이었다.

한우곱창의 경우 1인분에 보통 1만원을 받아야 수지타산이 맞는데 건너편 대형 경쟁업소와 가격을 맞추다보니 마진을 남기지도 못하면서 한우 곱창 1인분에 7천원을 받았다.

경쟁업소와의 차별성을 고객들에게 알리려면 홍보를 해야했는데 이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따라서 대대적인 광고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곱창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한우와 수입고기를 구분할 수 있었겠지만 단발성 손님들은 한우곱창과 일반 곱창의 차이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

한달여 고전한 끝에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 고급재료 전략을 버리고 수입곱창을 사용했다.

수입곱창의 마진율은 50% 정도.

그러나 고객들은 이미 대형 곱창 전문점에 몰린 상태였고 사업을 더 이상 꾸려나가기 힘든 상황에 부딪치게 됐다.

이밖에 고객층이 바뀐 것도 어려움을 가중시킨 요인이었다.

곱창 전문점의 주고객은 30~40대여서 20~30대의 젊은 고객층을 상대하던 포장마차 때와는 다른 전략을 써야했지만 경험이 없던 Y씨는 이를 잘 맞추지 못했다.

곱창집을 창업한 지 한달이 다 되도록 장사가 호전될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인테리어는 그대로 두고 간판만 새로 바꿔 단후 자신이 가장 자신있는 분야인 "실내포장마차"로 업종을 변경했다.

[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천리안 GO LK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