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결국은 콘텐츠 아닌가요. 특히 업무성격 연령 학습수준등 고객의 여건에 맞게 콘텐츠를 꾸며주는게 중요하죠"

김정한(45) 솔다 사장은 "콘텐츠 요리사"로 불린다.

CD롬을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고객의 입맞에 맞춰 개발해 내는 능력이 국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다.

IMF(국제통화기금) 한파를 지나면서 90%이상이 문을 닫은 CD롬 업계에 그나마 몇 안되는 1세대 주자로 건재하고 있는 것도 그의 특유의 콘텐츠 감각 때문이다.

실제 그는 지난 95년 모두가 안될 것이라고 했던 "아마바둑.프로바둑"이라는 CD롬을 제작,6개월만에 1만개 이상을 파는 진기록(손익분기점 판매량 3천개)을 세웠다.

또 지난해부터는 한전 강원대 구례군청등 기업및 대학 기관등에 토익 일본 법전등을 교육용 콘텐츠를 깔아주고 있으며 최근 개발한 10개 짜리 토익 CD세트도 이미 6천여개가 팔렸다.

그런 그가 이번엔 온라인 분야에 도전장을 던졌다.

현재 준비중인 것은 차 전문 쇼핑몰과 어린이 영어사이트등 2가지.이중 차 사이버몰은 이미 도메인까지 확보하고 시스템 구축에 들어갔다.

차 전문업체와 손잡고 동양권에서 생산되는 차 5백여가지를 쇼핑몰에 올릴 예정이다.

여기에서도 단순히 상품만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콘텐츠를 쇼핑과 결합해 쇼핑몰의 내용을 풍부하게 만든다는 계획이다.

오는 4.4분기에 정식으로 문을 열게된다.

어린이 영어사이트는 애니메이션을 활용해 어린이들이 재미삼아 영어공부를 할수있게 한다는 구상 아래 준비되고 있다.

이미 한 애니메이션 업체와 제휴,만화 5천여편을 어린이 영어공부용으로 전환하기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중이다.

솔다가 이같이 순수 온라인 분야로 손쉽게 사업다각화에 나설수 있는 것은 바로 풍부한 콘텐츠 기획및 개발 노하우가 바탕이 되고있다.

김 사장은 "쇼핑몰등 웬만한 사이트는 자체적으로 구축할수 있습니다.

또 어린이 영어사이트의 경우도 어린이 영어 CD롬을 4가지나 만들어 봤고 성인용 영어 CD롬은 수없이 많이 개발했다"며 신규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김 사장이 국내 대표적인 콘텐츠 기획가로 자리잡기까지 순탄한 길만을 걸어온 것은 아니다.

지난 93년 잘 다니던 국민은행 펀드메니저직을 그만둔 김 사장은 앞으로 콘텐츠 분야의 중요성을 인식,CD롬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판로를 뚫지못해 용산상가 전체를 샅샅히 훑고 다닌 경험도 한두번이 아니다.

그동안 개발한 40여개의 제품이 대체로 성공하면서 회사가 일정 궤도에 오는 지난 97년 하반기 솔다도 IMF 한파를 피할수는 없었다.

1년반 가까이를 거의 겨울잠을 자듯해야 했다.

이같은 어려움을 이겨낼수 있었던 무기는 바로 사업 신용과 마케팅력이었다고 김 사장은 전한다.

"온.오프라인 막론하고 비즈니스에는 신용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기술이 강조되는 상품이라 하더라도 마케팅을 염두에 두지않으면 실패한다"라고 그는 강조했다.

실제 그는 97년말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제품이 팔리지 않자 덤핑 대신 CD롬 판매중단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한번 장사하고 말게 아닌데..."라는게 그 이유다.

처음에 비싸게 팔다가 나중에 싸게 팔면 고객은 물론이고 유통시장에도 신뢰를 주지 못한다고 믿고있기 때문이다.

마케팅도 개발단계에서 부터 판로 판촉기법등을 구상하고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게 김 사장의 지론이다.

기업 교육용으로 들어갈 콘텐츠일 경우 해당 업체와 직원들의 업무 성격을 감안해 콘텐츠를 기획하고 CD롬도 내용에 따라 대중적인 광고,유통망 홍보,1대1 마케팅등 다양한 판촉을 구상한다는게 김사장의 설명이다.

"잘 팔리는게 좋은 것일수는 있으나 잘 만든다고 반드시 잘팔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02)567-4448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