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밸리에 대한 벤처캐피털사들의 "구애작전"이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전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벤처캐피털은 1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벤처밸리에 비해 규모가 작아 홀대(?)하던 "돈줄"들이 대덕밸리의 알짜기업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벤처캐피털업체들이 지금까지 수도권 중심의 투자에만 주력해와 유망기업 발굴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섰기 때문이다.

"묻지마 투자"로 된서리를 맞은 투자자들이 실속있는 벤처를 찾아 대덕밸리로 몰려오고 있는 장면도 눈에 띄고 있다.

현재 대덕밸리에서 가장 적극적인 투자활동을 벌이고 있는 곳은 "KTB네트워크".

지난 90년에 대전지사를 발족한 이래 그동안 융자업무에 주력해온 KTB는 최근 무게중심을 투자쪽으로 급선회했다.

본격적인 투자가 시작된 97년 이회사가 투자한 금액은 1백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 2월 대전시와 공동출자 형식으로 1백억원의 기금을 조성,"대덕벤처투자조합"을 결성하면서 대전지역에 대한 투자가 본격화되고 있다.

광전송장치를 개발하는 텔리언에 15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전자소재부품업체인 네트론과 EL코리아에 각각 20억원과 10억원을 출자하는 등 올 상반기에만 8개업체에 1백억원이상을 투자했다.

연말까지 모두 4백억여원을 출자한다는 계획에 따라 대상업체를 물색 중이다.

또 올들어 대전지역에서의 투자확대를 위해 심사인력 등을 3명에서 7명으로 대폭 늘리면서 공을 들이고 있다.

인력과 투자규모면에서 서울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부산이나 광주 등에 비해서는 월등히 많은 편이다.

김상철 KTB네트워크 대전지점장은 "대덕밸리 업체들의 경우 첨단 원천기술이 많아 사업화에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높은 편"이라며 "정보통신과 신소재 분야 기업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산은캐피털도 지난 3월 대전사무소(소장 신우범)를 개설하고 본격 투자에 들어갔다.

아직은 활동인원이 3명에 불과해 심사업무 등은 서울 본사에서 하고 있다.

하지만 업체발굴 등의 활동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산은캐피털은 지금까지 가정용 보안설비 생산업체인 메닉스엔지니어링과 디지털영상보안장비 개발업체인 SMIT에 12억여원을 투자했다.

신 소장은 "현재 반도체 장비와 공장자동화설비 개발업체에 7억~8억원 가량의 투자를 진행중"이라며 연간 1백억원이상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전사무소를 운영중인 기보 캐피털(소장 조규태)도 지난 3월 가나정보에 3억9천만원을 투자했다.

다른 벤처캐피털회사들도 대전에 사무소나 지점을 내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무한기술투자캐피털이 이달 말이나 8월초 둔산 지역에 대전지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지점장을 비롯한 3~4명의 인력이 내려와 개점준비를 마쳤다.

지역 투자조합을 결성,벤처기업의 투자자모집 활동에 주력해나갈 방침이다.

미래에셋 벤처캐피털도 조만간 대전지점을 설치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양오리온투자신탁과 하나은행 등은 대덕밸리 투자팀을 구성,서울과 대전을 오가며 활동을 벌이고 있다.

대전에 본사를 둔 벤처캐피털도 생겨났다.

올 3월 유성에서 출범한 에이스월드(대표 류동수)는 1백억원의 자본금을 갖고 기술력 있는 벤처를 물색중이다.

지자체 차원의 투자자금 조성도 활기를 띠고 있다.

대전시 중기지원센터와 대전상의는 8월 출범을 목표로 "대전시티엔젤클럽"(가칭) 설립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티엔젤클럽은 오는 10월말 제1차 엔젤마트를 개최해 시민들의 투자금을 모아 유망벤처기업에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국민벤처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중소기업진흥공단도 지방벤처 발굴에 주력할 계획이어서 규모와 기술력에서 앞선 대덕밸리로의 자금유입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대덕의 벤처기업관계자는 "대덕밸리에는 제조기술 중심의 기업과 원천기술이 몰려있어 수익기반이 튼실하다"며 "최근들어 투자리스크를 줄이려는 캐피털회사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