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임금인상안은 무리다. 그러나 성의껏 하겠다."

지난해 12월 30일 LG이노텍 광주공장.

2000년 첫 임금협상 테이블에 나온 김종수 사장의 노조측 요구에 대한 대답이었다.

이날 노조는 최근 3년간 임금을 동결해왔다며 15%인상안과 상여금 반납분 환원을 제시했다.

노사 양측의 이견차가 컸다.

그러나 협상은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노조측이 두자릿수 인상,상여금 90만원,그리고 IMF때 중단됐던 복리후생제 재시행을 골자로 하는 회사안을 전격적으로 수용했다.

노조는 사장이 "성의껏"이라고 답변한 것을 존중했다.

LG이노텍은 광주지역에서 유래가 드물게 임금협상을 단 하룻만에 마무리했다.

노사간 상호신뢰가 그만큼 튼튼히 뿌리내려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LG이노텍은 지난85년 일본 알프스와 50대 50의 지분으로 합작한 금성알프스 광주공장으로 출발해 98년 LG포스타와 합병,LG C&D로 개칭했다.

지난해 3월에는 LG C&D가 경북 구미의 LG정밀과 한차례 더 합쳐지면서 LG이노텍으로 대통합되기에 이르렀다.

그런만큼 구성원들도 다양하다.

금성알프스,LG포스타,LG정밀 출신이 뒤섞였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5월 노조통합을 이뤄냈고 연이어 임금협상도 속전속결로 처리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회사가 매분기별 노경협의회를 통해 경영상태를 설명하고 사내 월례조회에서도 전사원에게 경영현황과 향후계획을 낱낱이 밝혀온 결실이었다.

오는 8월5일에는 LG전자 청주공장이 LG이노텍 광주공장으로 이전된다.

가전부품과 이동통신 단말기 핵심부품을 생산해온 회사는 이제 광통신소자인 LD와 LED까지 생산하게된다.

또 최근 IMT-2000사업 관련부품 개발에 성공하고 인터넷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어 앞으로 일한 만큼 받게될 반대급부가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있다.

<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