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근길에 어느 기업 인력개발원 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자기 아들이 미국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돌아와서 벤처기업을 하겠다고 하니,조언을 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음 날 늦은 밤에 그 미래의 벤처기업가를 만났다.

무엇을 하려는지 들어 보았다.

기술은 미국 대학 선배인 공학박사가 가지고 있고,자신은 그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기업을 경영하고 싶다고 했다.

전자상거래 또는 인터넷 뱅킹에서 꼭 필요한 보안 및 인증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들어내는 것이 그 회사의 사업영역이다.

은행이나 카드회사,전자상거래 업체 등이 주요 고객이라고 한다.

그런데 무엇이 문제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어떻게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지,또 어떻게 주주를 구성해야 하는지,마케팅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도무지 계획이 서지 않는다고 했다.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법,회사를 설립해 상장시키는 과정에 대한 책을 몇 권 읽어보았지만 의문이 많다고 했다.

사업 아이템이 흥미롭기도 하고 또 부탁한 분의 얼굴을 생각해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조언을 해 주었다.

첫째,"고객이 누구인가"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

고객이 누구인지 연구하지 않는다면 사업을 할 수 없다.

다음은 고객의 우선순위 또는 선호도가 무엇인지 잘 알아내야 한다.

또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 방안을 잘 찾아내야 한다.

고객이 자기 회사에 특정한 선호도를 갖게끔 할 방안은 무엇인가도 생각내야 한다.

둘째,"마케팅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 이상의 전략활동"임을 강조했다.

팔리는 물건을 만드는 것은 쉬워도,만들어 놓고 팔기는 어렵다.

신제품인 경우엔 판매에 대한 확신을 갖기 어려운 만큼 사전에 시장가능성 즉,얼마나 어디에 팔 수 있겠는가를 먼저 파악해 봐야 한다.

또 더 중요한 것은 매출액이 아니고 매출에 따른 이익이다.

셋째,"누구를 주주로 모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보라고 했다.

돈에 돈이 섞이지 않겠지만 누구의 돈이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인가를 알아야 한다.

전략적 주주 구성이 필요하다.

물론 개인이나 기업이 투자결정을 내리도록 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사업 내용이 좋아야 하고 그것을 잘 정리한 사업계획서가 있어야 한다.

사업계획서에는 회사의 비전과 그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경쟁자 분석,고객 분석,시장 가능성 분석,기술분석 그리고 회사의 강점과 경영진의 구성과 역량,예상되는 재무제표 등이 들어가야 한다.

또 어떻게 매출을 일으키고 이익을 낼 것인가에 대한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

넷째,"과연 벤처기업을 창업해 성공을 한 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가. 왜 벤처를 하려고 하는가"에 대해 명확히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당하게 열심히 일해서 돈을 많이 벌겠다는 것도 좋지만 번 돈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런 걸 물어 보았다.

"벤처기업 사장에게 가장 괴로운 것이 무엇일까"

답은 일반화해서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여러 기업가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외로움"의 해결이다.

"의사결정의 외로운 고뇌,생각의 고향을 같이 하는 사람이 없어서 찾아오는 외로움, 또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것에 대한 고독함 등을 극복할 힘이 있는가"스스로 물어 보라고 했다.

이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자정이 넘었다.

헤어짐을 앞에 두고 그는 앞으로 e메일로 상의를 부탁한다고 했다.

그래서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이 있겠지만,혼자 다 하려 애쓰지 말고 자신이 잘 할 수 없는 것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라고 권고했다.

[ 김연성 관동대 경영학과 교수.바이오존 대표,webioyou@hot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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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김연성 교수의 "벤처경영"은 이번 회로 끝맺고 다음주부터는 정회훈 e커뮤니티 대표의 "벤처창사 A to Z"가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