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뜨고 있다.

분단 55년만에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면서 북한노래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북한음식점이나 북한물산전을 찾는 사람이 급증하는 등 북한 문화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또 대학가에서는 북한 농촌봉사활동과 남북 학생축구대회가 시도되고 북한음식점에 고객이 몰리는 등 "북한 신드롬"이 일고 있다.

북한 가요 "반갑습니다"는 순식간에 "인기가요"로 부상했다.

이 노래는 남북 관련행사에 북한측 인사가 부르는 대표곡.지난해부터 금강산관광객이나 북한공연 연예인 등의 입을 통해 전해지기 시작하다 북한예술단의 공연으로 친숙해졌다.

요즘 핸드폰 벨소리로 이 노래를 사용하는 젊은이들이 급증하는 데서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지난달부터 이 노래의 멜로디를 서비스하기 시작한 T정보통신에 따르면 하루 1천2백명 정도가 "반갑습니다" 벨소리를 다운받고 있을 정도다.

또 90년대초 유행했던 북한가요 "휘파람"도 대학생을 비롯한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가 수직상승하고 있다.

단체 회식 등에선 빠짐없이 이 노래가 불려진다.

북한영화 상영도 잇따르고 있다.

인천민예총은 오는 16일 인천종합문예회관에서 개막되는 "제5회 황해예술제"에서 5편의 북한 영화를 무료로 상영한다.

이번에 상영되는 북한 영화는 "춘향전","봄을 안고 사는 처녀들","도시처녀 시집와요","불가사리",만화영화 "호동왕자와 낙랑공주"다.

이중 "불가사리"는 지난 86년 조선예술영화촬영소에서 신상옥 감독이 연출한 SF영화다.

이미 TV에서는 정상회담 기념으로 북한영화 "홍길동"과 "춘향전" 등을 방영하기도 했다.

대학가에서도 북한교류 움직임이 분주하다.

경북대총학생회는 올 여름방학 때 북한에서 농촌봉사활동을 펼치는 계획을 추진하기로 했다.

총학생회는 "통일농활"로 이름 붙인 이 행사를 오는 8월중 실시한다는 목표아래 방학 전에 북한농촌 현실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를 수집하고 강연회를 여는 등 대원모집에 들어갈 계획이다.

전남대학교 총학생회는 북한역사답사단 모집에 나섰다.

오는 8월17일부터 25일까지 북한을 직접돌면서 역사와 유물을 체험하는 답사여행을 준비중이다.

총학생회는 이달 25일까지 답사단을 모집하고 7월중 답사설명회를 연 뒤 통일부에 북한접촉 신청을 낼 예정이다.

조선대 총학생회는 오는 9월 열리는 축제기간에 북한대학생을 초청해 남북통일기원 축구대회를 열기로 하고 대학본부와 통일부에 접촉신청을 낼 예정이다.

정상회담이 시작된 뒤 모란각이나 고향랭면 등 북한음식전문점에는 손님들이 급증했다.

가뜩이나 성수기에 실향민 무료시식 행사까지 벌여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백화점들이 벌이고 있는 북한물산전에도 평소보다 훨씬 많은 고객들이 모여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이같은 사회전반의 분위기를 반영하듯 14일 오전 임진각과 오두산 통일전망대 등에는 실향민들의 발길이 크게 늘었다.

이에따라 그동안 문을 닫아두었던 경기도 연천군의 열쇠전망대(일명 종각OP)도 7월부터 일반인들에게 다시 개방키로 했다.

이날 오전 8시30분께 아들과 함께 임진각을 찾은 실향민 이성구(78)씨는 "TV를 통해 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공항영접과 평양시민들의 환영모습이 너무나 감동스러웠다"며 "격정이 눌러지지 않아 서둘러 고향(장단면 노하리)이 보이는 이곳으로 달려왔다"고 말했다.

이씨는 "남북의 정상이 역사적인 사명의식을 갖고 이산가족들의 가슴에 맺힌 한을 풀어주는 데 정성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