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4월과 같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는 지난 5월중 생산자 물가지수 상승률이 4월 대비 0%를 기록했다고 9일 발표했다.

이 기간중 가격변동이 심한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핵심(core) 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은 0.2%였다.

당초 월가의 분석가들은 5월 생산자물가 지수 상승률이 0.3%, 핵심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은 0.1%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생산자 물가지수 상승률이 당초 예상보다 낮게 나옴에 따라 전문가들은 오는 27-28일 이틀간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 연준리(FRB)가 금리인상을 유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슈왑 워싱턴리서치그룹의 그레그 밸리어는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4월 마이너스 0.3%를 기록한데 이어 5월에는 0%로 나타나 그동안 우려됐던 인플레 압력이 다소 완화됐다"고 설명하고 "이에 따라 FRB가 추가 금리인상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고 전망했다.

FRB는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인플레 방지를 위해 모두 6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일부에서는 그러나 앞으로 소비자 물가지수를 비롯한 인플레의 척도로 사용되는 지표들이 경기과열 조짐을 나타낼 경우 오는 7-8월 추가 금리인상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윌리엄 더들리는 "FRB가 이번 달에는 금리인상을 유보하고 오는 8월 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오는 7월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의 의회보고와 11월의 대통령선거도 FRB의 추가 금리인상 시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관측통들은 그린스펀 의장이 이번 의회보고에서 당장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주장하기 보다 경기가 하강국면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추가인상을 위한 시장여건을 조성하는 기회로 삼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부 FRB 관계자들이 인플레 압력을 억제하기 위한 적정 성장률을 3.5-4% 수준으로 잡고 있는 것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