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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칼럼] 대통령의 경제챙기기 .. 이계민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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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중 대통령이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 "경제를 직접 챙겨나가겠다"고 말한데 대해 의견들이 분분하다.

    과연 그같은 언급이 바람직한가에서 부터 무엇을 의미하고,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등이 논란의 대상이다.

    사실 국정의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경제를 챙기겠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는 것은 이례적으로 경제와 직접 관련이 없는 현충일 추념식에서 그같은 언급이 나왔고,특히 김 대통령이 직접 첨가해 넣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김 대통령의 경제챙기기 언급에 대해 여러 갈래의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경제개혁의 고삐를 조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는데는 견해차가 없는 것 같다.

    이날 추념사에서 5대 국정과제를 설명하면서 "금융 기업 공공 노동 등 4대개혁을 흔들림없이 완수하고 한국을 세계속의 지식정보강국으로 도약시켜 나가겠다"고 다짐한 대목만 보더라도 충분히 짐작할수 있는 일이다.

    문제는 왜 이 시점에서 새삼스럽게 그같은 언급이 나왔느냐다.

    어떤 사람들은 우리 경제의 거시지표들이 좋은데도 불구하고 경제위기설이 대두되는 등 정책에 대한 불신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해석을 내린다.

    말하자면 앞으로의 국정 무게중심을 경제문제로 이동시킬 것을 천명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자는 뜻으로 풀이하는 것이다.

    김 대통령의 발언 이후 증시 주가가 급등세를 보였던 것을 그 반증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혹자는 "국민의 정부"가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자칫 느슨해지기 쉬운 경제개혁의 고삐를 당기기 위한 예방적 차원의 강력한 메시지로 간주하기도 한다.

    그러나 보다 직접적인 배경으로 현재의 경제팀에 대한 불만 내지 경고의 메시지로 해석하려는 사람들도 많다.

    근래들어 금융구조조정 등 경제현안을 처리하는데 있어서 관계당국간의 견해차가 표출되기도 했고,그로 인해 정책결정의 지연과 혼선을 초래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었던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대통령의 직접챙기기 발언 직후 경제장관들이 모여 추가적인 금융구조조정의 원칙을 확정,공표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인 점에 주목해 본다면 일리있는 추론이 아닌가 싶다.

    배경이 무엇이든 국정의 최고책임자가 경제살리기에 국정의 무게중심을 싣겠다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문제는 대통령이 직접 챙기기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잡고,그 형태를 어떤 방법으로 구체화시킬 것인가에 있다.

    지극히 원론적인 얘기이지만 대통령의 챙기기는 어디까지나 큰 줄기의 방향정립에 그쳐야 할 것이고,동시에 신중함을 잃지말아야 한다.

    경제장관들의 서로 다른 한마디가 시장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는 실정이고 보면 대통령의 한마디는 그 보다 몇배 큰 영향을 미칠 것은 불문가지다.

    대통령이 관심을 가져야 할 경제문제는 따로 정할 성질의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굳이 우선순위를 매긴다면 노사와 공공부문이 아닌가 싶다.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대두돼있는 금융및 기업구조조정은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고 보면 일단 경제팀에 맡겨 진전상황을 주시하는 것이 현명한 대응이다.

    그러나 방향조차 잃어버린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부진한 공공부문 개혁은 독려가 필요하다.

    굵직한 현안들이 제기돼있는 노동문제는 어떻게 대처해 나가느냐에 따라 국가경쟁력이 좌우될 처지에 놓여있다.

    확고한 방향과 원칙을 재다짐해야 할 시점이다.

    대통령의 경제 챙기기가 실효를 거두려면 현실경제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를 높이고,동시에 미래에 대한 비전의 제시가 선행돼야 한다.

    예컨대 은행합병이 왜 불가피한지,또 그같은 구조조정이 끝나고 나면 우리 금융산업이 어떤 모습으로 재생할 것인지 등에 대해 확신을 심어주어야 한다.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대형화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설명만으론 부족하다.

    가뜩이나 실물경제의 경기회복속도가 둔화될 조짐마저 뚜렷해지고 있음을 염두에 둔다면 부문별 현안에 매달리기 보다 종합적인 진단과 처방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

    정부를 포함한 모든 경제주체들의 요즈음 행태를 보면 불과 2년반 전의 외환위기는 완전히 망각한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는다.

    대통령의 이번 경제 챙기기가 그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제기됐다면 퍽 다행스런 일이다.

    흔들림없는 경제개혁을 추진할수 있도록 경제장관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계기로 작용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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