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CDMA 도입계획을 철회하고 W-CDMA방식의 차세대이동통신을 곧바로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만약 이런 움직임이 현실로 나타난다면 차이나 유니콤의 2세대 CDMA 입찰참여 자격을 얻어놓고 있는 삼성전자를 비롯 그동안 중국 시장 진출을 추진해왔던 국내 관련업체들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게 된다.

나아가 중국 CDMA시장 진출로 이동전화 분야의 올해 수출이 1백억달러에 육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다.

중국 이동통신시장은 막대한 시장규모와 더불어 불확실한 진로 때문에 전세계적인 주시의 대상이 돼 왔다.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CDMA 원천기술을 보유한 퀄컴이라든지 CDMA 시스템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루슨트 모토로라 노텔 등 미국 기업들은 중국시장을 통해 CDMA의 세력확장을 노려왔다.

이에 대해 GSM 시스템을 내세워 중국에서 우월적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는 에릭슨 노키아 등 유럽업체들의 고수전략 역시 만만치 않다.

그 틈바구니에서 CDMA 상용화 경험을 바탕으로 삼성전자 등 우리업체들이 세력을 넓혀 가려고 노력해온 터였다.

이러한 국제적 주도권 다툼외에 중국 정부의 전략이나 정책도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중국 정부는 핵심기술의 확보를 염두에 두고 자국기업의 경쟁력과 적응력을 높여가려는 전략을 추진해왔다.

미국 퀄컴의 CDMA기술 채택과 관련하여 차이나 유니콤이 보여온 혼선은 미국의 중국에 대한 항구적 정상무역관계(PNTR)지위 부여라든지 WTO 가입과 관련한 중국정부의 전략 때문이었다는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정부는 중국이 차세대이동통신,특히 W-CDMA로 바로 가기보다는 CDMA 도입과 관련해 2세대와 2.5세대(IS-95C)를 놓고 저울질하는 것으로 파악해 왔다.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아직까지는 불투명하다는 것이 정통부 관계자의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19일로 예정된 양국 정통부장관 회담은 중국 입장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시장 진출과 관련하여 미국정부나 EU의 다각적인 대응노력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리 기업들이 직면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본다.

중국 통신시장은 중국 정부의 입장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에서 특히 그러하다.

정통부 뿐만 아니라 외교통상부 산업자원부 등 관련 부처들과 기업들이 체계적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여야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