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대학에서 논술시험을 없애지 않는한 입시에서 논술고사를 계속 실시할 생각입니다.

논술준비를 위해 한두달간이라도 글을 짓고 책을 읽다보면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됩니다"

이한택(66) 서강대 총장은 최근 서울대의 논술폐지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이같이 잘라 말했다.

이 총장은 원리원칙과 전통을 중요시하는 "정통주의자"로 통한다.

신부이면서 학자풍의 점잖은 외모를 갖고 있어 대학 이미지와도 잘 맞는다는 평이다.

그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창단 멤버였다.

그러나 그는 정치색을 띤 활동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의 면모를 읽을 수 있다.

줄기찬 폐지 요청에도 불구하고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독후감 쓰기를 계속 유지시키는 데서도 이 총장의 "고집스러움"이 드러난다.

이 대학 신입생들은 학기마다 정해진 분량의 독후감을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이 총장은 인위적으로 몇개 학과를 키우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특성화가 이뤄지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그는 "경영대와 법대,신방 경제 국문 영문 신학과 등 학교를 대표하는 학과들도 자연발생적으로 특성화가 이뤄져왔다"고 말했다.

전자공학이나 컴퓨터 등 국가적으로 인력양성이 필요한 분야를 빼고는 스스로 잘하는 학과나 전공을 키워간다는 방침이다.

양적 팽창보다는 질적 발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총장은 "학교 규모는 더이상 키우지 않을 생각"이라면서 "교수들이 연구와 후진양성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넉넉한 연구공간을 마련해주고 좋은 대우를 해주는데 역점을 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당국에 대한 이 총장의 시선은 곱지 않다.

그는 "교육정책이 조령모개식으로 너무 자주 바뀐다"면서 "법과 제도도 필요하지만 그보다는 운영의 일관성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특히 "정부가 지난 몇년간 경제적인 분야와 자연과학 학문만 강조해온 결과 철학을 비롯한 인문과학이 죽어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입시제도에 있어서도 일관성에 무게중심을 뒀다.

이 총장은 "금년이나 내년이나 입시계획에 큰 변화는 없다"면서 "학부모와 수험생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기본 골격은 그대로 두고 약간씩 변화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입시의 특징으로는 가톨릭지도자 추천전형의 신설을 꼽았다.

우선 정원의 2% 정도를 시범적으로 선발한 뒤 단계적으로 모집인원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이 총장은 "천주교 신도가 아니더라도 가톨릭 지도자의 추천을 받은 학생은 받아들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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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경기 안성 <>미국 세인트 루이스대학 수학.신학 석사 <>예수회 신학원 원장 <>서강대 수학과 교수 <>학교법인 서강대 이사장 <>영성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