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신경제기업들이 수모를 당하고 있다.

주가지수 산정대상에서 대거 탈락하는가 하면 증시상장도 잇달아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지난 3월 런던증시의 1백대 기업 주가지수인 FTSE100에 처음으로 편입됐던 통신-미디어-기술(TMT)기업등 소위 "신경제"기업 8개중 6개가 주가폭락으로 3개월도 못돼 이 지수에서 빠지게 됐다.

영국 더타임스지는 23일 이들 8개 "신경제" 업체의 싯가총액이 지수편입후 수십억파운드나 급감,오는 6월의 분기별 조정에서 2개 업체만 남고 나머지는 탈락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지수에서 제외되는 6개 기업은 소프트웨어 보안업체인 볼티모 테크놀로지 전자수첩 제조업체인 피숀 통신업체인 킹스턴 등이다.

반면 신경제 기업대신 지난 3월 지수에서 제외됐던 구경제 업체들인 한슨 임페리얼 토바코 등이 다시 편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구경제전성시대가 영국증시에서 다시 열리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투자펀드들이 FTSE지수에 편입된 주식들로 투자를 전환하면서 이들 신경제 업체들의 주가가 더욱 하락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런던증시 기술관련주들의 싯가총액은 지난 3월 이후 49%나 날아갔다.

이와함께 최근 인터넷 관련 주식들의 주가가 빠지면서 이들 기업들의 상장이 잇달아 연기되고 있다.

푸르덴셜생명보험은 23일 자금동원 규모가 20억파운드(4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인터넷은행 자회사 에그(Egg)의 신주공모를 연기함으로써 최근 기술관련주 폭락의 가장 큰 희생자가 됐다.

이에앞서 인터넷 기업인 텔레시티가 지난 22일 런던증시 상장을 최종 순간에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주에는 VOD(주문형비디오)업체인 예스TV가 5억6천만파운드 규모의 공모를 취소했다.

런던 증시의 이같은 분위기는 미국의 나스닥 지수가 지난 3월10일 최고점에 달한 이후 지금까지 모두 59개 업체가 신주공모를 취소하는 등 불안한 시장상황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