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기업의 파산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영국의 선도적 인터넷 의류판매업체인 부닷컴(Boo.com)은 자금조달 실패로 기업컨설팅회사인 KPMG에 기업청산을 신청했다고 17일 밝혔다.

1년반전 최초의 세계적 온라인 패션업체를 표방하며 출범한 부닷컴의 파산은 영국은 물론 세계 인터넷산업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부닷컴측은 이날 "부닷컴의 고위 경영진이 지난 몇주간 소매영업 구조개선 등의 계획을 추진하는데 필요한 추가자금을 모으기 위해 노력했다"며 "거래실적이 꾸준히 개선되는 상황에서 이런 계획이 결실을 맺지 못해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그동안 업계에선 닷컴기업들이 자금조달을 못해 도산하는 업체가 줄을 이을 것이란 분석이 잇달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도 이날 최근 닷컴 붐을 타고 증시에 상장한 인터넷기업들 대부분이 마케팅과 확장비용 때문에 15개월 이내에 현금이 바닥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세계적 회계법인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연구결과를 인용,인터넷 닷컴 기업들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지출을 계속할 경우 28개 상장 닷컴기업중 25개가 당초 예정했던 손익분기점에 훨씬 못미치는 내년 8월이전에 현금이 바닥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PwC는 이들 업체중 4분의 1은 현금보유액이 6개월분의 운영자금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금지출을 보전할만큼 충분한 매출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인터넷기업들이 지출하는 비용의 절반은 마케팅과 기술개발이 차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닷컴기업들은 또 투자자들이 인터넷 관련 주식에 이미 싫증을 내고 있는데다 새로 창업하는 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화돼 추가 주식공모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지적했다.

신동열 기자 shins@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