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차례에 걸쳐 15년동안 수감생활을 한 "큰 손" 장영자씨가 이번엔 구권화폐 사기로 세번째 철창신세를 지게 될 처지에 놓였다.

장씨는 지난 82년 사채자금 3천6백여억원을 변칙적으로 조달해 부도를 낸 혐의로 구속됐었다.

당시 공영토건 등에 사채자금을 빌려준 뒤 빌려준 돈의 4~5배에 해당하는 어음용지를 받아 다시 사채시장에 유통시켜 돈을 조달하는 수법으로 수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굴렸다.

이 사건으로 남편 이철희씨도 함께 구속됐다.

92년 4월 가출옥한 장씨는 94년 다시 구속됐다.

대규모 어음사기 사건으로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은 지 12년만이다.

중소기업에 은행대출을 받아주겠다고 속여 근저당권 설정서류를 빼돌리는 등 모두 1백27억5천만원을 사취한 혐의였다.

장씨는 지난 98년 8.15 특사로 형집행정지 처분을 받아 자유인이 됐다.

그런 장씨가 또 사기로 붙잡혔다.

검찰에 따르면 장씨는 구권화폐 사기에 걸려 21억원을 빼앗겼지만 다른 사람에게 1백94억원의 사기를 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이자 가해자인 장씨는 아들 김지훈씨까지 범죄에 가담시켰다.

장씨는 이제 재기할 가능성은 없다.

형집행정지 기간중에 범죄를 저질러 교도소를 쉽게 빠져나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숙명여대 재학 때 메이퀸으로 뽑혔을 정도의 미모와 뛰어난 화술은 오로지 "사기"를 위해 쓰였다는 게 피해자들의 말이다.

장씨는 지난 97년 쓴 자전적 소설 "환영의 창"의 주인공처럼 완전히 몰락하게 됐다.

< 김문권 기자 mkkim@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