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상장사들이 계열사 등에 현금을 빌려주는(대여) 건수가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이후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은데다 계열사도 잉여금을 쌓는 등 여유돈이 늘어난 때문으로 풀이된다.

15일 증권거래소는 상장사의 계열사간 대여금 지급현황을 조사한 결과,대여금 지급사는 올들어 지난 13일 현재 25개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0개사보다 5개사가 줄었다.

그러나 대여금 전체규모는 3천9백27억원으로 작년 동기의 1천4백64억원에 비해 1백68.4% 증가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올해 전체 대여금 총액의 71.2%에 해당하는 2천8백억원을 계열사인 삼성투자신탁증권에 대여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대여금 지급을 빼면 전체 대여금은 지난해 동기보다 23%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지급된 대여금을 분석한 결과 계열사에 빌려준 돈이 3천6백21억원으로 전체의 92.2%를 차지했다.

대여금이 계열사의 유동성지원 등으로 대부분 지원되고 있다는 뜻이다.

대여금 상위사를 보면 삼성전자가 8백억원으로 1위였고 이어 대신생명에 3백50억원을 빌려준 대신증권이 2위를 차지했다.

또 여천NCC에 각각 1백40억원을 빌려준 대림산업과 한화석유화학이 공동 3위를 기록했다.

이어 녹십자 1백10억원,포항제철 1백6억원,세풍 84억원,대림통상 38억원,삼양식품 35억원,동아건설 22억원 등이었다.

거래소관계자는 "IMF직후인 98년에는 당장 현금이 없으면 곧바로 도산됐기 때문에 계열 상장사간 대여금거래가 많았다"며 "금융시장 안정을 반영해 대여금 거래가 줄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남궁 덕 기자 nkduk@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