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창업하는 소규모 벤처들은 시작부터 "글로벌 기업"을 목표로 한다.

글로벌 기업이 각국에 지사를 두고 수만명의 직원을 고용한 대기업을 의미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93년 설립된 벤처기업 넷스케이프 커뮤니케이션즈는 인터넷 브라우저로 1년만에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고 상장 첫날 개장 1분만에 27억달러(30조원)를 벌어들였다.

반면 미국의 거대 방위산업체인 제너럴다이내믹스는 이 돈을 버는데 43년이 걸렸다.

출범단계부터 글로벌 기업을 표방하는 벤처기업들이 늘어나면서 기존 글로벌 모델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전문가들은 현대 글로벌 벤처기업은 소규모 조직으로 하이테크 분야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자원부족을 해소키 위해 전략적 제휴를 도모하는 특징이 있다고 말한다.

글로벌 벤처가 탄생하는 배경은 다양하다.

창업부터 해외를 목표로 사업비전을 가지고 출발한 경우도 있지만 국내시장이 너무 작아 해외로 나가는 회사도 있다.

또 재정적으로 해외진출이 유리한 경우도 있다.

사업분야가 특수해 해외진출이 불가피한 회사들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게된 이유와 상관없이 성공하는 글로벌벤처는 몇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경영학전문가들과 컨설팅회사들은 지난 수년간 이들의 성공요인을 밝혀내기 위해 연구를 계속해 왔다.

세계적인 컨설팅업체인 미국의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시장에서 성공한 12개 미국.유럽 벤처업체의 생존요인은 대략 일곱가지로 분석됐다.

특히 기업의 글로벌 비전이 세계시장에서 성공을 이끄는 최고 요인으로 꼽혔다.

PwC가 제시한 7가지 생존요인은 <>창업자의 글로벌 비전과 이를 조직전체에 주입할 수 있는 체제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한 사업에 대해 뚜렷한 견해를 가지고 있으며 해외시장 진출에 따른 문화적 격차를 이해, 극복할 수 있는 간부사원 확보 <>벤처업체의 부족한 자원을 보충하기 위해 각종 제휴와 다양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해외.국내의 인맥과 네트워크 <>기술적 우위를 통한 독특한 제품과 마케팅 역량에 기반을 둔 시장을 주도하는 서비스 <>경쟁에서의 우위 확보를 위한 독특한 노하우와 끊임없는 혁신 <>초기 제품과 연계, 제품과 서비스를 계속 확대시키는 전략 <>정교한 커뮤니케이션 인프라에 바탕을 둔 전세계 조직망의 긴밀한 협력 등이다.

PwC는 또 지난 92년 스웨덴의 글로벌 하이테크 벤처업체 4곳에 대한 집중적인 사례연구를 통한 7가지 성공요인도 함께 제시했다.

<> 창업자의 글로벌 비전 =창업부터 세계시장 진출을 목표로 삼고 기업조직과 자원분배를 이에 맞게 조정한다.

<> 시장변화에 발맞춘 혁신기술, 고품질 제품 생산 =하이테크 기술을 무기로 시장진입의 장벽을 넘고, 시장성장에 따른 틈새를 공략한다.

<> 해당분야의 표준을 장악 =벤처업체의 제한된 자원으로 시장에서 버텨내기 위해서는 전세계 시장에서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 표준화 제품의 생산이 불가피하다.

경쟁업체에 대한 우위 확보 측면에서도 표준화 제품 생산이 세계시장 진출 초기단계에서 중요한 성공요인으로 작용한다.

<> 다양하고 신속한 시장 접근 =높은 고정비용을 이른 시일내 수익으로 상쇄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시장에 신속하게 접근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다른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다양한 시장접근을 시도한다.

<> 기능적으로 특화된 선별 투자 =해외시장에 진출해 자원을 확보하고 제휴관계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피하기 위해서는 사업조직을 분산시키고 이를 조기에 구축해야 한다.

<> 후속제품의 지속적인 개발 및 출시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단일 제품에 의존하지 말고 기업의 사업영역을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

<>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 =세계시장에서의 성공을 위해서는 각 지역에 흩어진 조직들이 단일 조직과 같은 철저한 협력체제를 유지해야 한다.

정지영 기자 cool@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