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네트워크를 통해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빌려주는 ASP(응용 소프트웨어 공급)사업이 아시아 지역의 차세대 유망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시아가 원래 타지역에 비해 이 분야에 대한 인식이 낮은 편이지만,소프트웨어 구입예산이 부족한 중소업체들을 중심으로 소프트웨어 임대사업이 점차 인기를 끌고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월단위로 일정액을 지불하고 인터넷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방식은 무엇보다 복잡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구입해 사용하는 것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설치 및 관리가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다.

소프트웨어 저장과 구동을 위한 초대형급 컴퓨터가 없어도 인터넷 연결을 통해 최신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하이테크 관련업체들이 앞다퉈 ASP 임대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특히 일본 싱가포르 홍콩은 이런 유행의 최첨단에 서 있다.

싱가포르의 소프트웨어업체 TRG인터내셔널은 지난 10월 소프트웨어 판매보다는 임대쪽에 사업의 초점을 맞추기로 하고 싱텔 계열사인 NCS와 제휴관계를 맺었다.

TRG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NCS는 고객들의 데이터를 자체 서버에 저장하는 식이다.

현재까지 TRG에서는 소프트웨어 판매가 전체 매출의 85%를 차지하고 있으나 향후 임대사업 분야의 급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3만달러를 지불하고 TRG의 소프트웨어를 구입하기보다는 월사용료 2백35달러에 같은 프로그램을 빌려쓸수 있다는 점이 기업고객들의 관심을 끌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통신업체들도 ASP 임대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싱가포르 통신업체 스타허브 프라이빗은 연초 세계적인 소프트웨어업체 JD에드워즈 및 전자상거래업체 에타코닷컴와 제휴를 맺고 ASP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스타허브는 아시아 각국에 ASP 서비스망을 구축한다는 목표하에 다른 소프트웨어업체들과도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ASP산업이 가장 먼저 선보인 일본의 경우 ASP시장의 호황은 전반적인 경기침체에서 비롯된 것이다.

경기후퇴에 따른 기업들의 각종 예산삭감은 소프트웨어 구입정책에도 변화를 요구했던 것이다.

미국의 시장분석기관 IDC는 "경기침체를 비롯한 여러가지 경제적 압력들이 일본기업들의 전통적인 사고방식을 바꿔 놓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2004년까지 일본의 ASP시장이 전세계 시장의 5%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홍콩에서도 소프트웨어 임대가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홍콩의 울트랙티브 테크놀로지는 출장이 잦은 영업부 직원들이 외부에서도 회사 데이터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도록 월 3백25달러에 네가지 종류의 소프트웨어를 임대받았다.

직원들이 외부에서 프로그램에 접속, 재고현황 등을 기입하고 위치와 무관하게 서로 의사소통하게 되면서 회사는 엄청난 비용절감 효과를 거두게 됐다.

IDC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SP 시장규모가 지난해의 2백40만달러에서 2004년까지 1억3백만달러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전체로는 지난 98년의 2억7백만달러에서 2004년께 4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ASP 임대사업이 확장일로를 걸으면서 소프트웨어 임대사용 및 공유에 따른 데이터 손실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ASP 임대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기업데이터에 대한 외부 해킹 가능성과 유사시 데이터 손실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ASP 업체에 대한 외부기관의 정기 감사가 필요하다.

데이터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조치다.

이와함께 ASP 업체들은 데이터 손실에 대비한 자료백업시스템과 인터넷서버 연결이 단절될 경우 소프트웨어 사용에 지장이 없도록 하는 지원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미국의 컴팩은 이같은 ASP 백업시스템 관련사업이 향후 아시아 시장에서 대규모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일본의 재팬텔레콤 및 홍콩 케이블&와이어리스와 ASP 서비스 제공 계약을 맺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