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감시대] (55) 제1부 : 1997년 가을 <5> '월 스트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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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홍상화
진성호는 계속해서 스티브 김이 투자설명회에 대비하여 작성한 남북관계 Q&A 자료를 읽기 시작했다.
이현세도 따라 읽었다.
Q:북한의 주민이 다른 구소련 위성 국가의 주민과 다른 점이 무어라고 봅니까?
A:여러분도 잘 아시겠지만 공산주의 체제의 최대 약점은 나태함이지요.
체제 자체가 사람을 그렇게 만들게 되어 있습니다.
특히 동독의 경우는 그 나태함이 극에 달했습니다.
소련이 서방세계와 인접한 복지국가로 보이게 하려고 동독의 주민들이 나태함에 빠지도록 그대로 두었으니까요.
놀고 먹더라도 국가가 다 해결해준다는 식이었지요.
반면에 북한은 그렇지 않습니다.
북한 지도층이 주체사상을 내세우며 북한 주민을 아주 혹독하게 몰아붙였지요.
그런 점에서 북한 주민만은 나태하지 않다는 겁니다.
공산주의가 그들을 나태하게 만들기보다 어쩌면 더욱더 부지런하게 만들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Q:북한 주민이 그래서 다른 소련의 위성국가 주민들과는 달리 나태하지 않아 통일비용이 많지 않으리라는 겁니까?
A:그렇습니다.
최소한의 의식주만 해결할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할 겁니다.
과거 북한 지도층의 혹사 때문이겠지요.
Q:그럼 북한 주민은 왜 지도층에 저항하지 않고 있습니까?
A: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과거 30여 년 동안 일본의 식민지 생활을 하면서,그 후 혹독한 전쟁시기를 거치면서,그리고 그 후 남북이 대치된 상황 아래서 군비경쟁 때문에 그 기간 동안 북한 주민은 한번도 절대빈곤의 상태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습니다.
거기다가 외부와의 통신이 철저히 두절된 상태에서 그러한 상황을 느낄 능력이 없었던 거지요.
Q:만일 통일이 된다면 통일 후의 한국은 어떤 경제체제를 취하리라고 봅니까?
A:통일이 되면 통일된 한국은 Two-tier economy,즉 2단계 경제구조를 성공적으로 보여주는 훌륭한 예가 될 것입니다.
남한은 자본기술 집약적인 산업을 강조하고 북한은 현재 남한이 중국 등 제3세계 국가와 비교하여 경쟁력을 잃어버린 봉제산업 등 노동집약산업에 치중하는 것입니다.
"고생했어요.
좋은 아이디어가 많군요"
진성호는 Q&A 자료를 접으며 스티브 김에게 말했다.
"별것 아닙니다.
요즈음 투자자들 사이에 한국의 국가위험도가 이슈가 되고 있어서 혹시나 질문이 나올지 몰라서요.
제 생각을 정리해본 것뿐입니다"
스티브 김이 겸손해하며 말했다.
이현세는 스티브 김이 보여준 철두철미한 직업관에 다시 한번 놀랐다.
언제쯤이나 한국의 샐러리맨도 그러한 직업관을 가질 수 있을지 이현세는 의구심이 들었다.
내부에서의 경쟁이 존재해야만 외부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으며 철저한 경쟁만이 물질문명에 발전을 가져와 인류에 공헌한다고 믿고 그러한 경쟁에서 이긴 자에게는 박수를 보내는 미국식 자본주의...
경쟁의 원칙에 훼손된다고 자기 나라의 최고기업으로서 세계를 지배하는 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제재를 가하는 미국식 원칙주의...
이제 그러한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세계에서 살아남으려면 한국민도 이를 악물어야 한다고 이현세는 생각했다.
진성호는 계속해서 스티브 김이 투자설명회에 대비하여 작성한 남북관계 Q&A 자료를 읽기 시작했다.
이현세도 따라 읽었다.
Q:북한의 주민이 다른 구소련 위성 국가의 주민과 다른 점이 무어라고 봅니까?
A:여러분도 잘 아시겠지만 공산주의 체제의 최대 약점은 나태함이지요.
체제 자체가 사람을 그렇게 만들게 되어 있습니다.
특히 동독의 경우는 그 나태함이 극에 달했습니다.
소련이 서방세계와 인접한 복지국가로 보이게 하려고 동독의 주민들이 나태함에 빠지도록 그대로 두었으니까요.
놀고 먹더라도 국가가 다 해결해준다는 식이었지요.
반면에 북한은 그렇지 않습니다.
북한 지도층이 주체사상을 내세우며 북한 주민을 아주 혹독하게 몰아붙였지요.
그런 점에서 북한 주민만은 나태하지 않다는 겁니다.
공산주의가 그들을 나태하게 만들기보다 어쩌면 더욱더 부지런하게 만들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Q:북한 주민이 그래서 다른 소련의 위성국가 주민들과는 달리 나태하지 않아 통일비용이 많지 않으리라는 겁니까?
A:그렇습니다.
최소한의 의식주만 해결할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할 겁니다.
과거 북한 지도층의 혹사 때문이겠지요.
Q:그럼 북한 주민은 왜 지도층에 저항하지 않고 있습니까?
A: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과거 30여 년 동안 일본의 식민지 생활을 하면서,그 후 혹독한 전쟁시기를 거치면서,그리고 그 후 남북이 대치된 상황 아래서 군비경쟁 때문에 그 기간 동안 북한 주민은 한번도 절대빈곤의 상태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습니다.
거기다가 외부와의 통신이 철저히 두절된 상태에서 그러한 상황을 느낄 능력이 없었던 거지요.
Q:만일 통일이 된다면 통일 후의 한국은 어떤 경제체제를 취하리라고 봅니까?
A:통일이 되면 통일된 한국은 Two-tier economy,즉 2단계 경제구조를 성공적으로 보여주는 훌륭한 예가 될 것입니다.
남한은 자본기술 집약적인 산업을 강조하고 북한은 현재 남한이 중국 등 제3세계 국가와 비교하여 경쟁력을 잃어버린 봉제산업 등 노동집약산업에 치중하는 것입니다.
"고생했어요.
좋은 아이디어가 많군요"
진성호는 Q&A 자료를 접으며 스티브 김에게 말했다.
"별것 아닙니다.
요즈음 투자자들 사이에 한국의 국가위험도가 이슈가 되고 있어서 혹시나 질문이 나올지 몰라서요.
제 생각을 정리해본 것뿐입니다"
스티브 김이 겸손해하며 말했다.
이현세는 스티브 김이 보여준 철두철미한 직업관에 다시 한번 놀랐다.
언제쯤이나 한국의 샐러리맨도 그러한 직업관을 가질 수 있을지 이현세는 의구심이 들었다.
내부에서의 경쟁이 존재해야만 외부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으며 철저한 경쟁만이 물질문명에 발전을 가져와 인류에 공헌한다고 믿고 그러한 경쟁에서 이긴 자에게는 박수를 보내는 미국식 자본주의...
경쟁의 원칙에 훼손된다고 자기 나라의 최고기업으로서 세계를 지배하는 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제재를 가하는 미국식 원칙주의...
이제 그러한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세계에서 살아남으려면 한국민도 이를 악물어야 한다고 이현세는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