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가 3일 15개의 신규 방송채널 사용사업자를 승인함에 따라 앞으로 PP(방송채널 사용사업자)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PP의 진입이 승인제에서 등록제로 전환되고 위성방송이 본격적으로 실시되는 내년부터는 그야말로 무한경쟁 체제로 돌입하게 될 전망이다.

채널간의 경쟁으로 더욱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채널의 등장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반면 그동안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던 케이블TV 업계는 제2의 도약기를 맞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쟁력 있는 틈새채널이 허용됨으로써 신규 가입자를 끌어들이고 기존 가입자의 탈퇴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기존 PP의 MPP(다채널 사용사업자)화에 따른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경영의 효율성도 그만큼 높아지게 됐다.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함으로써 케이블TV PP는 위성방송의 방송채널 사업자 지위로 확대돼 케이블 방송 뿐 아니라 위성방송 지상파방송에도 프로그램 공급이 가능해져 시장확대를 꾀할 수 있다.

우선 이번 방송위원회의 신규 사업자 승인을 계기로 PP들은 기존의 전략을 전면적으로 수정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시청률과 인지도 제고를 위한 채널 마케팅에 힘쓰는 것은 물론 SO(종합유선방송국)에 대한 마케팅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규 PP의 등장과 PP의 등록제 실시로 SO의 채널 선택권이 막강해질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프로그램 사용료 계약시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필수적이다.

이같은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PP들은 장르.타깃.시청자 연령에 따른 전략적 제휴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인기 채널일수록 전략적 제휴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게 된다.

앞으로 PP는 전문화되고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이에 대한 홍보에 역점을 두는 전략을 구사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PP협의회 유각희 사무국장은 "PP간 전략적 제휴를 통한 공동 마케팅을 강화하고 채널 성격에 맞는 콘텐츠를 다량 확보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지원방안을 통해 SO와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개 채널만을 가진 PP에 비해 제일제당 동양제과 SBS 등 다채널을 소유하게 된 MPP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다.

MPP의 경우 SO와의 프로그램 사용료 계약시 프로그램의 패키지화가 가능하고 채널 티어링을 할 때 채널군의 배정이나 수신료 배분에서도 목소리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채널 티어링의 확산은 안정적 프로그램 공급을 위한 PP의 SO인수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채널 티어링은 전국적으로 통일된 모델보다는 각 지역 SO의 시장상황에 맞는 제도의 도입이 예상된다.

게임네트워크의 사업승인으로 5개 채널을 거느리게 된 온 미디어의 김성수 방송본부장은 "내년부터 현재의 승인제가 등록제로 바뀌고 위성방송이 본격화됨에 따라 채널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다수의 채널을 가진 MPP 뿐 아니라 개별채널들간에도 살아남기 위한 합종연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강동균 기자 kdg@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