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회계법인에 최초로 30년 근속자가 탄생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안진회계법인의 김익래(56)부회장.

안진회계법인은 지난 4월21일 파트너 회의 때 김 부회장에게 30년 근속상을 주면서 그가 걸어온 "고집스러운" 길을 격려했다.

법인의 합병 및 소멸,그리고 공인회계사들의 잦은 이직 등으로 이합집산이 빈번한 회계업계에서 한 회계법인에 30년간 근무한 공인회계사는 김 부회장이 유일하다.

김 부회장이 회계업계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성균관대학교 상학과 4학년 재학중이던 지난 65년 제12회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하면서 부터다.

합격 후 그는 육군통합회계 장교로 3년6개월간 근무한 뒤 70년 2월 국내 회계법인 설립인가 제1호인 세정회계법인의 설립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그 뒤 여러차례의 인수합병을 거치며 30년간 한 회계법인에서 공인회계사의 길을 걸었다.

그는 지난 77년 세정회계법인 대표이사에 오른 뒤 사세를 키워오다 83년 동우회계법인과 합병을 주도,새로 탄생한 세동회계법인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그는 당시 회계업계 최초로 컨설팅 부문을 별도 조직으로 만들어 기업들에 금융 및 경영자문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제공하는 등 회계업계에 컨설팅 기능을 접목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김 부회장은 이같은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지난 99년 5월에는 안진회계법인과의 합병을 성공시켜 회계업계의 판도변화를 이끌어 냈다.

설립당시 5명에 불과하던 직원 수를 9백명까지 늘리는 등 회계법인의 대형화.전문화를 이루어낸 회계법인업계의 산 증인이다.

김 부회장은 "30년간 공인회계사로서 활동했던 기간중 IMF 구제금융 직후 2년간이 우리사회 뿐 아니라 회계업계에서도 가장 큰 변화가 있었던 시기"라며 "격변기에 대과 없이 회계법인을 성장시킨 데 대해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건설교통부 사회간접자본 민간투자 심의위원,국세청 국세법령심사위원,기초기술연구회 감사를 맡고 있는 등 활발한 대외 활동을 벌이고 있다.

김 부회장은 "지금까지 회계법인들은 대형화에 주로 치중했지만 앞으로는 국제화와 전문화에 치중해야 할 것"이라며 "유능한 인재들이 회계업계에 들어와 이같은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배근호 기자 bae7@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