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공적자금을 추가로 조성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누차 강조했다.

그런 정부가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에 5조원 안팎의 공적자금을 추가로 투입하겠다고 나섰다.

총선이 끝나기 무섭게 말이다.

그러나 사실 총선을 앞둔 정부의 입발림에 속아넘어간 사람은 없었다.

다만 앞으로 얼마나 더 공적자금이 들어가야 하는지를 걱정했을 뿐이다.

현대투신은 일단 "공적자금" 지원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현대 전 계열사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주식시장이 붕괴사태를 맞았다.

정부가 서둘러 진화작업에 나선 덕분에 큰 불은 잡힌 것 같다.

그러나 불씨까지 잡으려면 시간이 꽤나 걸릴 전망이다.

"현대 쇼크"에 대한 관심은 이번주로 이어진다.

무너진 증권거래소와 코스닥 시장의 주가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가 궁금하다.

현대투신에 대한 현대 오너들의 사재출자 논란이 어떻게 귀결될 지도 관심사다.

정부내에선 현대그룹의 대외신인도 회복과 현대투신의 부실해소를 위해 총수 일가의 사재출연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현대는 그러나 정부 지원을 받아 현대투신의 경영정상화를 이룬뒤 대주주 보유주식을 싼 값에 팔겠다는 입장이다.

총수들의 사재는 대부분 계열사 주식이어서 현대투신에 출자하기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일부에서는 재벌 개혁도 좋지만 몰아치기식 개혁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번주에는 급피치를 올리고 있는 국세청의 세무조사에 더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움직인다.

국세청은 4대 그룹을 포함한 일부 그룹에 대해 정기 법인세 조사와 주식이동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번주에는 오너들의 지분변동과 계열사간 내부거래 과정에서 일부 세금탈루가 있었는지를 집중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계열사간 내부거래에서 불공정한 일은 없었는지를 조사하게 된다.

재계의 긴장도는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4일 있을 금융통화위원회도 주목 거리다.

단기정책금리(콜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6일 한 강연에서 금리 인상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3월중 생산지수가 둔화되는등 낙관적인 모습이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인플레 압력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전 총재는 "금리 인상의 이유는 장기적으로 볼때 저금리 체제를 정착시키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며 "아직 장단기 금리격차가 5%포인트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저금리체제 정착을 가로막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격차를 축소시키기 위해 통화정책면에서의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7월 대우사태가 터지기 이전만 해도 장단기 금리 격차는 3%포인트 안팎에 불과했다.

최근의 4~5%포인트 격차는 정상궤도를 벗어난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는 얘기다.

금통위는 지난 2월 재정경제부의 반대에도 장단기 금리 격차 축소를 이유로 콜금리를 올린 적이 있어 이번 회의에서도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게 금융계의 시각이다.

산업자원부가 2일 발표하는 4월중 수출입동향(통관기준 잠정치)도 지켜봐야 한다.

대우자동차 매각에 반대한 자동차 노조의 연대파업과 구제역 파동에 따른 육류 수출중단으로 당초 예상보다 수출이 감소했다.

반면 원유도입액은 크게 줄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큰 폭의 흑자를 기대하기는 틀린 것 같다.

적자마저 우려돼 귀추가 주목된다.

수입자동차 모터쇼가 3일 출품사들의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일반 개방은 4일부터 10일까지다.

이번 모터쇼에는 대우자동차 인수전에 참여중인 GM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빅3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김정호 기자 jhkim@k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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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크포인트 ]

<>1일 - 근로자의 날

<>2일 - 산업자원부, 4월중 수출입동향 발표
- 한은, 4월말 외환보유액 발표

<>4일 - 수입자동차 모터쇼 개막(~10일, COEX)
- 금융통화위원회, 5월중 통화정책방향 발표

<>6일 -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개막(~8일, 태국 치앙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