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 27일 구조조정일정을 앞당긴 것은 계열사 주가하락을 유발하고 있는 "유동성 악화설"을 근절시키기 위한 것이다.

"연내"로 돼있던 올해 구조조정계획 시한을 6월말(현대석유화학은 9월)로 앞당겨 못박음으로써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키겠다는 뜻이다.

현대 구조조정위원회 한 관계자는 "올해 주요 계열사의 경영실적이 좋기때문에 자금상환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 것은 물론 신규투자계획이 거의 없어 신규차입할 일도 별로 없다"며 유동성악화설은 근거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했다.

실제로 6월말 그룹에서 분리되는 자동차소그룹의 주축인 현대자동차는 올 1.4분기중 4조3천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동기대비 70%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에 따라 이 기간중 영업이익은 1천6백억~1천7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현대전자와 현대건설 현대증권 등 다른 주력회사들도 매출액이 크게 늘어 영업분야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만큼 대우와 비교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현대측은 강조하고 있다.

현대는 작년말현재 가용예금규모가 3조원 안팎에 이르는 등 현재 5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현대투신증권의 수지악화가 대주주인 현대전자와 현대증권의 유동성을 압박할 것이란 전망이 계열사 주가하락을 유발하고 있음을 감안, 투신증권의 경영을 오는 2003년 3월까지 정상화시키는데 초점을 맞춘 대책을 마련중이다.

구조조정위 한 관계자는 이날 "이미 계획돼 있는 연내 2천억원 상당의 투신증권 외자유치를 조기에 성사시키고 내년말 코스닥시장에 등록,대주주인 현대전자와 현대증권의 지분 상당수를 처리토록 하는 등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밝혔다.

현대는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대로 28~29일중에라도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현대 다른 관계자는 "현대투신증권 문제에는 사실 전신인 국민투신이 부실금융기관이던 한남투신을 넘겨 받은 것도 요인의 하나이기 때문에 정부도 배려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대투와 한투는 지원하겠지만 투신증권은 대주주가 나서서 추가 증자등을 통해 정상화시키라는 입장인데 대우채권 문제 등으로 추가로 얼마를 들여야할지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정부 입장에 보조를 맞추기가 어렵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투신증권은 올해초에 이미 8천2백억원의 증자를 실시했었다.

그는 또 여기에는 현재의 경영지배구조를 개혁하라는 메시지가 담겨져 있어 이에 대한 정부와의 의견조율이 어떻게 이뤄지느냐가 문제해결의 또다른 관건이라고 밝혔다.

문희수 기자 mhs@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