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형 백화점인 소고그룹이 붕괴위기를 맞고 있다.

소고그룹은 올 2월기의 채무초과액이 지난 6일 금융지원을 요청했을 때의 예상액보다 5백억엔이 많은 5천8백억엔에 달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연결최종 손익은 1천3백76억엔의 적자였다.

소고그룹은 경영재건을 위해 이미 73개 거래은행에 2001년도말까지 총 6천3백90억엔의 채무를 면제해주도록 요청해 놓고있다.

이러한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실질적인 오너인 미즈시마 히로오회장(88)이 최근 물러났다.

미즈시마회장은 또 그룹지주회사인 지바소고의 보유주식 51%를 무상양도키로 했다.

지난 62년 사장에 취임한 이래 40년가까이 이어져온 미즈시마체제가 막을 내린 것이다.

그는 매출 수백억엔에 불과하던 소고를 한때 1조2천억엔 규모의 일본 최대백화점으로 키워낸 인물.니혼고교은행에 근무하면서 법학박사학위를 취득, 대학강단에도 섰다.

소고와는 지난 58년 처가쪽에서 경영중이던 도쿄 유락초점의 부사장으로 인연을 맺었다.

적자로 물러난 이타야사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오너측 대표로 경영에 참여, 67년에 지바소고를 내면서 본격적인 확대경영에 나섰다.

그러나 무리한 출점으로 부채가 1조7천억엔으로 늘어나면서 화를 자초하고 말았다.

소고는 "채권포기요청에 은행들이 이해를 하고있다"며 교섭에 진전이 있음을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은행측의 입장은 다르다.

"비채산점포의 정리로 수익이 향상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오너퇴진에 따른 경영공백도 재건의 걸림돌이다.

야마다 사장 등 현 경영진은 그룹재편구도가 잡히는 대로 물러날 예정이다.

언론에서도 "소고구제를 위해 은행이 채권을 포기하는 것은 경영책임을 면제해주는 것"이라며 반대논리를 펼치고 있다.

소고의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

도쿄=김경식 특파원.kimks@dc4.so-net.ne.j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