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동해안을 강타하고 있는 산불은 민가는 물론 군화약고와 원자력발전소까지 위협하며 맹렬하게 번져나가고 있다.

폭이 4백m나 되는 강가지 뛰어 넘어 주민들을 놀라게 할 정도다.


<>.동해시는 삼화동 샘물가든 뒷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시내쪽으로 확산되자 주민 3만5천명에는 대피령을,나머지 시민 6만5천명에게는 대피준비령이 내렸다.

동해시민 전체가 위험에 빠졌다는 것이다.

불길이 번진 천곡동에 해군1함대사령부 화약고와 LP가스 충전소가 있어 또다른 대형사고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불길은 오후에 들어서면서 화약고를 1백미터도 남기지 않은 지점까지 맹렬한 기세로 번져왔고 해군은 헬기 24대와 병력 5백명,살수차 등을 동원해 불길이 화약고를 덮치지 않도록 물을 계속 뿌리는 등 혼신의 대응을 했다.

<>.경북도와 울진군은 12일 오전부터 강원도 삼척 산불이 울진지역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삼척시 원덕읍 호산리와 월천리 사이 가곡천을 최후의 방어선으로 정하고 산불 남하에 총력을 쏟았다.

가곡천의 폭이 2백~4백m나 되는 데다 주변 지역 살수 등으로 방화선을 구축한 상태여서 불길이 하천을 넘지 못할 것으로 어느 정도 장담했었다.

그러나 이날 오전까지 울진에서 3~4km 떨어진 삼척시 원덕읍 호산리 산을 태우던 불은 낮 12시45분께 강풍을 타고 하천을 단숨에 건너 뛰어 월천리로 옮겨 붙은 뒤 급속히 확산,오후 1시25분께는 이곳에서 2km 가량 떨어진 경북도 경계를 돌파해 버렸다.

이 불은 울진군 북면 검정리 내륙쪽과 동해안 7번 국도변 나곡리 등 두갈래로 확산되면서 계속 남하하고 있다.

가곡천 일대에서 경계근무를 했던 울진군 산림과 관계자는 "갑작스런 돌풍으로 헬기 작업이 잠시 중단되는 사이 가곡천 건너편 산에서 불길이 치솟았다"고 말했다.


<>삼척시와 동해시 고성군 등 산불 피해지역에서는 16대 총선투표의 차질이 불가피한 형편이다.

산불피해가 가장 큰 삼척시의 원덕읍, 근덕면, 노곡면, 미로면, 가곡면 등 5개 읍면의 경우 민방위대원들이 주민동원령에 따라 소집돼 화재현장에 머물고 있는데다 이동통제 조치가 내려져 유권자 1만명 대다수가 투표를 할 수 없는 실정이다.

강원도 선관위는 삼척시 5개 읍 면의 투표소 28개가 산불로 소실되지않아 일단 투표를 강행키로 했으나 주민들을 자극할 것을 우려, 투표를 독려하는 가두방송도 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