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총선을 코앞에 둔 12일 각 후보들은 공식 선거운동 종료시점인 밤 12시 직전까지 ''한표''를 호소하는 등 ''표심 잡기''에 마지막 혼신의 힘을 쏟았다.

그러나 일부지역에서는 밤 늦게 흑색선전과 금품살포가 벌어져 고소와 고발이 이어지는 등 막판 과열.혼탁 양상도 보였다.

일부 후보의 운동원들은 공식선거운동 기간이 끝난 밤 12시를 넘어서까지 주택가 등을 방문해 무차별 선거운동을 펼쳐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이번 선거는 종전과 양상이 달라 후보들이 막판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후보자의 병역과 납세실적 전과 등 종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이 공개된 데다 386세대가 대거 출마,시민단체의 낙선운동 전개,남북정상회담 합의 등 초대형 변수들이 등장해 마지막 순간까지 엎치락 뒤치락하는 판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후보들은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이날 아파트단지와 마을회관,시장 등을 정신없이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지역구 전역을 한차례씩 밟는다는 계획을 세우고 운동원들을 최대한 가동했다.

한 후보의 운동원은 "이번을 놓치면 또다시 4년을 기다려야 한다"며 "몸이 두쪽이 나더라도 밤 12시까지는 죽기를 각오하고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돌출변수 때문에 막판에 지지세력이 부동층으로 바뀌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어 "부동표 흡수"와 "표 지키기" 작전에 비상이 걸려있다"고 설명했다.

후보들은 상대 후보의 흑색비방과 금품살포 등을 막기 위해 감시 활동조를 편성,공식 운동기간이 끝난 밤12시이후 불법행위가 벌어지지 않도록 밤을 새우며 다른 후보진영의 동향을 파악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국 곳곳에서는 불법.혼탁 사례가 줄을 이었다.

부산 동래구의 K후보측은 자신이 총선후 민국당에 입당한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시켰다며 P후보를 부산지검에 고발했다.

경남 창원을 선거구에서는 "특정후보가 병역기피자이며 부동산 투기꾼"이라는 흑색선전물이 대량 유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대구 달서갑 선거구에도 무소속 모후보를 비방하는 유인물 1만여장이 뿌려져 선관위가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광주 동구선거관리위원회는 K후보의 사생활을 비방하는 우편물을 발견,광주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전남 해남경찰서는 특정후보 지지를 부탁하며 현금을 돌린 혐의로 부 모(69.해남군 문내면)씨 등 3명을 적발했다.

낙선운동을 펼치는 총선연대 회원들과의 마찰도 곳곳에서 벌어졌다.

이날까지 선거법위반으로 48명이 구속되고 1천1백66명이 입건되는 등 전체적으로 예년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불법사례가 많이 나타나기도 했다.

각 후보 진영의 총력전과 시민단체의 참여가 거세지만 유권자들의 반응은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일부 유권자들은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들의 이름과 신상을 모르는 등 무관심한 반응을 보여 "정치 혐오증"을 드러내기도 했다.

< 이건호 기자 leekh@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