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터넷벤처 1세대인 골드뱅크는 창업자인 김진호 사장을 퇴진시키고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유신종 단일 대표체제로 재출범하는 골드뱅크의 "개혁"에 인터넷업계와 네티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단기간에 뚜렷한 사업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거나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새 경영진은 커다란 부담을 안게 되기 때문에 골드뱅크의 개편작업을 서두를 것으로 예상된다.

"환골탈태"의 주역인 김상우 커뮤니티사업본부장이 제시한 개편안의 골자는 인터넷사업부문 분사,엔터테인먼트 포털 추진등이다.

이같은 사업재편를 통해 골드뱅크가 한국의 대표적인 인터넷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골드뱅크 비즈니스모델과 사업현황=골드뱅크는 "광고를 보면 돈을 준다"는 광고보상제를 통해 회원들을 모으는 커뮤니티모델로 출발했다.

형성된 커뮤니티를 바탕으로 경매 공동구매 등 전자상거래,증권 대출 등 금융서비스와 각종 콘텐츠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거대한 사이버 공동체를 건설하겠다는 게 김진호 사장의 초기구상이었다.

그러나 이후 골드뱅크의 행태는 벤처라기 보다는 벤처캐피탈에 가까웠다.

유상증자와 전환사채발행 등으로 끌어모은 수백억원의 자금을 바탕으로 디지토 온네트 등 유망 기업에 투자하는 것까지는 비판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투자기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보다는 일정기간후 지분을 매각,차익을 챙기는 데 급급함에 따라 인터넷업체의 정체성을 의심케 했다.

또 사이버증권사 설립이 증권계의 반발로 흐지부지되고 스포츠마케팅의 일환으로 프로농구단을 인수,운영한 것이 과잉투자로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 회원들로부터도 외면당했다.

골드뱅크 회원은 지난해 6월께 1백만명을 돌파했으나 현재 1백30만여명에 그치고 있어 경쟁사들에 비해 정체를 보이고 있다.

한때 20개사에 육박했던 계열사와 출자회사도 현재 10개사로 줄어들었다.

<>골드뱅크 개혁방안=김상우 본부장은 "골드뱅크의 지주회사 부문과 인터넷비즈니스부문을 별도법인으로 분리시키고 인터넷사업은 "금융"과 "엔터테인먼트"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골드뱅크의 사업부문은 크게 금융 엔터테인먼트 등 개인대상의 비즈니스와 인프라제공 컨설팅 등 기업대상의 비즈니스로 나뉘게 된다.

금융포털은 금고 부동산 보험 등 기존 사업들의 역량을 집결시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엔터테인먼트분야는 기존 커뮤니티를 바탕으로 영화 음악 레저 게임등의 콘텐츠를 제공,아시아시장에서 경쟁력있는 엔터테인먼트포털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기업대상 비즈니스에는 유신종 사장의 이지오스(증권거래시스템)와 김본부장이 골드뱅크참여이전부터 경영하는 ICG(컨설팅)가 가세한다.

<>분석과 전망=개편안은 기존 골드뱅크의 사업내용과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골드뱅크의 주력 인터넷사업부문을 분사시키고 엔터테인먼트분야에 적극 진출한다는 정도가 그나마 다른 점이다.

특히 신규사업인 엔터테인먼트포털도 이미 경쟁이 치열한 분야로 후발주자인 골드뱅크가 어느정도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미지수.이에 따라 골드뱅크가 CJ엔터테인먼트 엠넷 등 제일제당 계열사들과 제휴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심종원 홍보팀장은 "골드뱅크의 문제는 수익모델이나 비즈니스모델이 없어서가 아니라 이를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 데 있다"며 "회사의 역량을 집중시키고 경영의 효율성을 높인다면 기존 모델로도 충분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농구단 등 일부 사업부문의 정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심팀장은 "현재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지만 골드뱅크의 향후 사업전략에 맞지않고 회사로서 감당하기 벅찬 사업아이템은 정리하겠다는 게 원칙"이라고 밝혔다.

송태형 기자 toughlb@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