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부지역 동서를 가로질러 약 5천km를 흐르는 황허(황하).

세계 4대 문명 발상지이자 중국 고대문화의 심장부다.

그 황허가 더 이상 강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1년에 2백여일 동안은 강이 흐르다 중간중간 끊기는 단류현상이 나타난다.

상.중류 유역에 비가 오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의 가뭄은 날로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매년 4억무(1무=약 2백평)에 달하는 농토가 가뭄으로 경작을 포기하고 있다.

전국 시급 이상 도시의 연평균 물 부족량은 60억평방m에 달한다.

수도 베이징(북경)의 경우 올해 약 6억평방m의 용수가 부족할 것으로 추산된다.

베이징 당국이 올초 구름 낀 하늘에 강설탄을 쏴 억지로 눈을 내리게 한 것도 식수난을 해결해보겠다는 고육책이었다.

중국 북서부지역에서 시작된 사막화 현상은 점차 남동부쪽으로 향하고 있다.

중국은 이를 막아보려고 나무를 심어 보지만 워낙 강수량이 부족해 곧 말라 죽는다.

양쯔(양자)강 물을 황허로 끌어들이는게 유일한 해결 방법이나 학자들의 머리에서나 맴돌고 있는 수준이다.

문제는 중국의 환경문제가 우리나라와 직결된다는 데 있다.

베이징 하늘에 황사가 자욱한 그 이튿날은 여지없이 서울에도 황사현상이 찾아온다.

중국 발해만 오염은 우리 서해를 위협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중국 환경연구는 매우 취약하다.

정부 각 부처가 주중 한국대사관에 파견하는 요원중에는 환경부 직원이 없다.

우리 후대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사안을 방치하고 있는 것과 다름 없다.

물론 우리가 나선다고 중국 환경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중국 환경문제에 대한 기초적인 연구조차 게을리할 수는 없다.

중국과 관련된 환경문제가 터지고 난 후에야 해결책을 찾는다면 이미 때는 늦다.

중국은 지금 서부개발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중서부지역 개발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서부개발의 주요 항목중 하나가 환경사업이다.

우리가 중국 환경개발사업에 발벗고 나설 경우 "서부개발 참여"와 "우리 환경지키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중국측과 머리를 맞대고 환경관련사업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것 자체가 그들에게 한국에 대한 호감을 심어줄 수 있다.

일본기업들이 돈 안될 줄 알면서 중국 서부지역 조림사업에 나서는 이유를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