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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투데이] 대학살은 '신에 대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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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 요한 바오로2세

    고대의 한 노래 구절이 귓전에 울려 퍼진다.

    "사람들의 비방소리 들려오며 협박은 사방에서 몰려 옵니다. 그들은 나를 노려 무리짓고 이 목숨 없애려고 음모합니다. 야훼여,나는 당신만을 믿사옵니다. 당신만이 내 하나님이시라 고백하며 나의 앞날을 당신의 손에 맡기오니 악을 쓰는 원수들의 손에서 이 몸을 건져주소서"(시편31장13-15절)

    이 기억의 땅에서,우리의 마음과 영혼은 절대적 침묵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우리는 밀물처럼 밀려오는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값진 침묵을 필요로 한다.

    침묵은 쇼아(히브리어어로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가장 큰 재앙"이라는 뜻이며,보통 유태인 학살을 의미)의 참혹한 비극을 애도하기 위해 어떤 언어보다도 강한 힘을 갖기 때문이다.

    나 자신도 나치가 폴란드를 점령했던 순간을 기억한다.

    나는 나의 유태인 친구들과 이웃들을 기억한다.

    그들 중 몇몇은 살아 남았으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간 것을 알고 있다.

    나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박탈당하고 가졌던 모든 것을 빼앗긴 채 홀로코스트에서 살해당한 수백만의 유태인들에게 경의를 표하고자 오늘 야드 바셈을 찾아왔다.

    반세기 이상이 지났으나 그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게 남아있다.

    여기에,아우슈비츠를 비롯한 유럽 많은 지역에서와 같이,수많은 사람들의 비통한 울음이 아직도 메아리치고 있다.

    남자 여자 아이들이 깊은 공포의 도가니 속에서 우리에게 울부짖고 있다.

    누구도 그들의 울음소리를 외면한채 그 광대한 대학살을 잊어버릴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나치가 무고한 수백만의 사람들을 희생시켰던 것과 같은 죄악이 다시 일어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이 일을 꼭 기억해야 한다.

    어떻게 인간이 같은 인류에게 이와 같은 일을 저지를 수 있는가.

    이러한 대학살 행위는 신에게 도전하는 일이다.

    신을 저버린 이념만이 한 인종을 없애려는 계획을 세우고 실천에 옮길 수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야드 바셈에서 자신의 목숨까지 내놓으며 유태인의 생명을 구해준 영웅들을 위해 "정의로운 이방인"의 영예를 주고 있다.

    이는 대학살의 어둠 속에서도 모든 빛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인간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악의 가능성을 깊이 인식하면서도,성가와 성경을 통해 결국 승리하는 것은 악이 아니라는 가르침을 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깊은 고통과 슬픔 속에서도,신을 믿는 자들은 이렇게 외치고 있다.

    "야훼여,나는 당신만을 믿사옵니다.당신만이 내 하나님이십니다"(시편31장14절)

    유태인과 기독교인들은 많은 정신적 유산을 공유하고 있다.

    우리의 종교적 가르침과 영적 경험은 우리가 미움이나 복수의 욕망이 아니라,선으로써 악을 물리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가 유태인 대학살을 기억하는 것은 곧 평화와 정의를 위해 기도해야 할 것을 뜻한다.

    우리는 스스로의 목숨을 희생시켜 타인의 생명을 구하고자 했던 신념있는 주의 자녀들을 기억해야만 한다.

    그들의 이름이 여기 야드 바셈의 벽에 깊이 새겨져 있다.

    그 이름은 우리의 마음 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예루살렘과 이스라엘의 평화를 위해 기도한다.

    그리고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기도드린다.

    정리=정지영 기자 cool@ked.co.kr

    ---------------------------------------------------------------

    <>이 글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최근 중동의 성지를 순례하면서 이스라엘의 유태인학살 기념관인 야드 바셈에 들러 미사를 올린 후 행한 연설문을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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