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 현황 ]

<>설립 : 1997년 4월
<>대표이사 : 정석균(35.서울대 화공과 졸업)
<>직원 : 8명
<>99년 매출 : 2억2백만원
<>자본금 : 2억원
<>자산규모 : 9천5백만원
<>투자유치 희망금액 : 4억원

---------------------------------------------------------------

"필로폰(마약)성분을 분석해 밀매조직을 적발한다"

일반인들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가능한 얘기다.

마약은 대부분 원산지나 밀매조직에 따라 성분이 약간씩 차이가 난다.

제조 방법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약을 정밀 분석해 성분 비율을 알아내면 그 마약이 어디에서 제조됐고 어떤 유통조직을 통해 팔렸는지를 알 수 있다.

실제 마약 수사에서 이 방법이 쓰인다.

이때 마약의 성분은 어떻게 정밀 분석할까.

여기선 "패턴인식 시스템"이란 소프트웨어가 필수적이다.

성분 분석기나 계측기기로부터 나오는 데이터를 통계학적으로 처리해 기존의 성분 분포와 같은 것을 찾아내는 것.고도의 화학기술과 신호수집분석기술 등을 필요로 하는 소프트웨어다.

바로 이 소프트웨어를 국산화한 벤처기업이 있다.

랩소프트(대표 정석균).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있는 이 회사는 지난 98년부터 패턴인식시스템 개발에 착수해 작년말 시제품을 내는 데 성공했다.

이미 대검찰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활용하고 있다.

패턴인식시스템은 마약 분석뿐 아니라 용도가 다양하다.

예컨대 교통사고 현장에서 체취한 자동차의 페인트 가루를 분석해 뺑소니 차량을 찾아낼 수도 있다.

의료용으론 정밀 소변검사용으로도 활용된다.

산업체에선 제품 원료의 품질을 관리하는 데도 쓴다.

심지어 폐쇄회로(CC)TV에 찍힌 사람의 얼굴 이미지를 분석해 범인을 찾아낼 수도 있다.

랩소프트가 패턴인식시스템을 개발한 건 정밀화학 분석시스템 기술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정밀화학 분석시스템이란 분석기기로부터 출력되는 전기신호를 바탕으로 혼합시료에 포함된 성분의 함량을 알아내는 것.예를 들어 산업용 폐수의 독성물질 함량을 분석한다고 생각해보자.일단 폐수의 성분을 기계적인 센서가 분석한다.

그 분석결과는 전기신호로 나타난다.

연속적인 아날로그 값이다.

그걸 디지털 값으로 환산해 PC모니터에 보여준다.

여기에서 전기신호를 디지털 값으로 바꿔 각 성분의 함량을 찾아내는 기술을 랩소프트가 갖고 있다.

이것 역시 독극물이나 의약품 식품 등에서 유해물질을 분석하는 데 쓰인다.

정밀화학 분석시스템의 국내 시장규모는 올해 약 4백50억원 정도다.

매년 5%이상씩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랩소프트 제품의 특징은 두가지다.

우선 가격경쟁력이 높다는 것.랩소프트는 자체 개발한 정밀화학 분석시스템을 대당 1백50만~2백만원에 팔고 있다.

반면 휴렛팩커드 등 외국회사들 제품은 대당 1천만원이 넘는다.

국내 경쟁사의 제품 가격(대당 3백만~4백만원)보다도 싸다.

또 이 시스템에 LAN(근거리통신망)기능을 붙여 원격에서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는 상수원관리소나 폐수처리장 등에서 많이 활용될 수 있다.

서울대 화공과를 졸업한 정석균(35)사장은 과학분석기기 회사에 있을 때 한국의 소프트웨어와 부품기술이 낙후된 것을 절감하고 회사 창업을 결심했다.

지난 97년 자본금 5천만원으로 회사를 만들어 기술인력을 끌어모았다.

지난 2~3년간은 기술개발에만 몰두했다.

그 결실을 이제야 맺은 것.랩소프트는 사장을 포함해 직원이 9명뿐이다.

그러나 모두가 연구개발(R&D)인력이다.

20평 남짓한 사무실은 연구소이기도 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별다른 실적이 없었는데도 연구개발 투자규모를 인정받아 벤처기업으로 지정됐다.

병역특례 지정업체이기도 하다.

랩소프트는 앞으로 과학기자재 등을 전자상거래하는 인터넷 비즈니스에 진출할 계획이다.

여기선 실험실용 과학기자재나 시약류 등을 B2B(기업간거래)형태로 연결하고 과학기술 학술정보를 서비스해 과학기술자 사이버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도 추진중이다.

또 궁극적으론 정밀화학분석시스템 등 소프트웨어를 인터넷으로 공급하는 ASP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이번에 유치하는 자금은 인터넷 비즈니스에 진출하는 데 투자할 예정이다.

차병석 기자 chabs@ ked.co.kr

[ 전문가 평가 ]

정석균 사장은 대학 졸업후 과학분석기기 업종에 근무해온 엔지니어다.

이 회사의 핵심 기술은 사장과 주주인 대학교수 등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밀화학 분석시스템과 같은 소프트웨어는 기술개발에 시간과 투자비가 많이 들어간다.

그만큼 진입장벽이 높다는 얘기다.

랩소프트의 경우 일부 핵심기술이 개발된 상태.때문에 시장진입에 성공할 경우 높은 수익이 예상된다.

또 후발 업체의 신규 진입이 쉽지 않아 안정적인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것도 가능하다.

결국 이 회사의 관건은 앞으로 좋은 평판을 받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시장에 내놓는 것이다.

아직 매출이 적고 거래처가 다양하지 않아 시장에서 이 회사 제품에 대한 검증은 끝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랩소프트가 새로 진출하려고 하는 과학기자재 전자상거래 분야는 시장 장악에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은 전자상거래가 초창기로 과감한 투자를 하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쉽지 않은 분야다.

과학기자재에 대한 전자상거래 부문은 사업성이 밝지만은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

< 오창걸 삼일회계법인 회계사 장신환 중진공 위촉지도사 >

---------------------------------------------------------------

<> 알림

중소기업진흥공단과 한국경제신문은 매주 목요일 우수 벤처기업에 대한 지상 엔젤마트를 열고 있습니다. 신문에 소개된 회사들은 한달에 한벌꼴로 투자설명회를 갖습니다.

랩소프트는 오는 4월7일 오후 2시 설명회를 엽니다. 설명회 장소는 서울 목동 백화점 ''행복한 세상''으로 바뀌었습니다.

(02)769-66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