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종이에서 디스크로,디스크에서 다시 통신망 화면으로 변해가고 있다.

80년대 말까지만 해도 국내 출판전문가들은 2000년대에는 책 가운데 종이가 50%,디스크가 30%,통신망 화면이 20%의 비율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90년대 중반에 들어오면서 인터넷이 폭발적으로 유행하자 화면책이 디스크책보다 2배 더 발전할 것이라는 새 예측이 나왔다.

금년 1월 인터넷 사용자가 1천만명을 돌파하고 이미 어느 정도 정착된 디스크책보다 화면책이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보면 이런 예측은 적중한 것 같다.

국내에서도 지난해부터 무협지 중심의 "바로북",판타지 소설 위주의 "YES24"등 전자서적 사이트들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얼마전부터 "리얼북""온 북"등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창작과비평 김영사등 몇몇 출판사도 벤처기업들과 제휴해 화면으로 보는 전자책을 준비중이다.

종이책 값의 절반정도의 돈으로 색깔이나 글꼴까지 입맛에 맞게 조절해볼 수 있는 전자책은 절판이나 재고의 우려가 없다는 점에서 출판사들에도 유리하다.

하지만 아직은 걸음마 상태다.

미국에서는 최근 미스터리소설의 거장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 스티브 킹이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한 단편소설 "라이딩 더 뷸릿"이 하루 40만건의 기록적 주문을 받아 그동안 신통치 않던 전자출판의 본격적 개막을 알리는 신호라고 출판계가 떠들썩한 모양이다.

미국 출판계동향이지만 우리에게도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과연 컴퓨터 스크린이 "책을 읽는다"는 과거 인간의 오랜 경험을 어느정도 전달할 수 있는 것일까.

매스컴학자인 맥루한은 인쇄출판매체는 전자출판매체에 밀려 죽어 갈 것이라고 했다지만 디스크나 통신망이 종이책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앞으로 출판사가 살아남으려면 종이책 디스크책 화면책을 동시에 제작할 수 있는 퓨전출판체계가 필요하다.

그러나 1만4천개나 되는 출판사중 이런 수준의 출판사가 몇이나 될까.

전자책의 유행은 출판계의 지각변동을 몰고 올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