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상 < 고려대 교수/경영학 >

최근 사이버매매와 데이트레이딩이 일반화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위험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의 대책으로 개별주식옵션시장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개별주식에 대한 투자와 옵션을 결합할 때 다양한 헤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외국에 비해 개인투자자의 직접투자비중이 월등하게 높은 우리나라의 증시현실을 감안할 때 주식옵션시장의 필요성은 더욱 크다.

이는 개인투자자들이 기존의 KOSPI200지수를 거래대상으로 하는 주가지수선물.옵션시장을 이용해 리스크를 헤지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개별주식옵션시장의 개설.운영주체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개별주식옵션은 기초자산인 주식에서 파생된 상품이므로 당연히 주식이 거래되는 장소에서 개설.운영돼야 한다는 주장과 모든 파생금융상품은 한곳에서 취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맞서 있다.

이와 같은 논란의 배경에는 지역논리와 정치논리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가.

필자의 생각은 간단하다.

경제문제는 경제논리에 의해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첫째,우리보다 앞서 시장을 개설하고 운영해온 해외시장의 경험과 추세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개별주식옵션은 세계 24개국에서 취급하고 있는데 이중 20개국에서는 증권거래소가 취급하고 있다.

이런 사실은 주식과 옵션을 함께 거래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경험적으로 입증하는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세계적인 시장통합 추세도 염두에 둬야 한다.

즉 세계각국의 거래소들은 취급상품을 분산하기보다는 집중시켜 시장의 성장과 경쟁력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세계 최대증권거래소인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의 통합논의다.

지역적으로 우리와 가까운 홍콩 싱가포르는 아시아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증권거래소와 선물거래소를 과감하게 통합했다.

뿐만아니라 유럽에서는 런던증권거래소와 독일증권거래소가 8개 증권거래소와의 통합을 통해 범유럽 단일거래소 설립을 추진중이고 장기적으로는 파생상품시장까지 통합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런 통합추세는 세계적인 치열한 경쟁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연적인 전략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결국 이런 세계적 추세에 역행해 시장을 개설할 경우 시장의 성공이 불투명해지는 것은 물론 앞으로 이를 바로잡는 데 많은 비용이 들 것이다.

둘째,시장이용자의 편의가 존중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거래비용을 최소화하면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한곳에서 집중 제공하는 원스톱서비스가 당연히 효과적이다.

개별주식옵션시장은 주가지수선물.옵션시장보다도 훨씬 주식시장과 관련성이 높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주식이라는 기초 자산에서 파생된 개별주식옵션시장을 주가지수선물.옵션시장과 같은 장소에 두는 것이 시장이용자 뿐만 아니라 관리면에서도 효율적일 것이다.

셋째,불공정거래방지를 통해 시장투명성이 확보돼야 한다.

개별주식옵션시장은 내부자거래나 작전과 같은 불공정거래의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다.

적은 투자비용으로 큰 규모의 거래를 할 수 있는 레버리지효과 때문이다.

따라서 개별주식옵션시장의 개설은 불공정거래관련 시장운영경험 적출기법 축적,전문인력확보여부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할 것이다.

만약 불공정거래가 만연함에도 불구하고 이의 적출이 제대로 안될 경우 주식옵션시장은 물론 주식시장마저 신뢰성을 잃을 것이며 이 문제가 대.내외로 확대될 경우 양 시장의 존립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

넷째,주식옵션시장개설에 지역논리나 정치논리가 작용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국민의 삶의 터전인 지역과 경제를 인질로 표를 챙겨온 것이 우리나라 정치현실이다.

이제 이러한 정치적 굴레에서 탈피하는 것은 우리경제의 생존을 위해 필수적이다.

따라서 시장경제의 최첨단 산물이라고 하는 선물 옵션시장 만큼은 정치적으로 오염되는 일이 절대로 있어서는 안된다.

순수경제논리에 의한 건강한 시장에 세워져야 한다.

이렇게 해서 시장경제의 생명에 불을 붙이고 경쟁력을 기르는 견인차로 삼아야 한다.

정경유착의 굴레에서 정치적 정책운영으로 경제가 쓰러진 IMF 사태가 바로 엊그제 아닌가.

결론적으로 우리나라의 주식관련 파생상품시장은 주식시장과 같은 곳에 개설 운영하는 것이 국민경제 차원에서 바람직하다.

시장경제 창달을 위해 경제개혁을 추진하는 정부가 개혁의 잣대가 될 옵션시장의 개설장소를 경제외적 요인으로 결정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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