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ADVERTISEMENT

    [독서] 약자의 편에선 지식인 촘스키..'507년, 정복은...'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 도서명 : ''507년, 정복은 계속된다''
    역자 : 오애리
    저자 : 노암 촘스키
    출판사 : 이후
    가격 : 13,000원 ]

    -----------------------------------------------------------------------

    세계적인 언어학자 노암 촘스키 MIT대 석좌교수의 정치비평서 "507년,
    정복은 계속된다"(오애리 역, 이후, 1만3천원)가 번역 출간됐다.

    촘스키는 1955년 "언어이론의 논리구조"로 현대언어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는 언어학뿐 아니라 정치학 철학 인지과학 심리학 등 온갖 분야에서
    80여권의 저서를 냈으며 논문도 1천여편이나 발표했다.

    언어학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들에게 촘스키는 실천적 지식인으로 더 유명
    하다.

    1964년 베트남 반전데모로 세인의 주목을 끌었다.

    1966년에는 "뉴욕타임스"에 "지식인의 책무"를 기고해 일약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했다.

    지금도 그는 미국 대외정책의 야만성을 폭로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세계 전역을 돌면서 강연을 할 정도로 정력적인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최근엔 동티모르와 코소보 사태에 대한 강대국의 개입을 신랄하게 비판하기
    도 했다.

    93년 출간된 이 책의 원제는 "501년(Year 501), 정복은 계속된다"이다.

    본래 제목을 5백7년으로 바꾼 것은 번역의 시점을 가산한 것이다.

    제국주의 침략사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다.

    촘스키는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 5백주년을 맞아 축제 분위기에
    들뜬 서구에 강력한 경고를 주고위해 이 책을 썼다고 저자는 밝힌다.

    당시 미국에선 콜럼버스의 역사적 발견을 재조명하는 각종 전시회와 기념식
    들이 열렸다.

    반면 스페인에 의해 학살당했던 중남미 원주민들의 절규는 "소수"의 목소리
    로 격하돼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는 아메리카 대륙 정복 외에도 집필시점인 1992년의 또다른 역사적
    의미를 캐내고 있다.

    1962년 케네디 대통령의 베트남 사태 무력개입 명령 30주년이 바로 그것
    이다.

    언뜻 서로 무관해 보이는 두 기념일은 그의 주장을 이해하는 키워드라
    할 수 있다.

    촘스키는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으로부터 시작된 서구 제국주의의
    침략과 오만한 역사의식이 1992년이란 한 해에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미국이 진주만 폭격에 대한 속죄를 거부하는 일본의 잘못된 역사의식
    은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정작 자신들의 만행에 대해서는 발뺌하는 이중적
    역사의식을 갖고 있다"고 꼬집는다.

    촘스키는 또 지난 5백여년 동안 서구 강대국들은 스스로 보호무역주의를
    철저히 유지하면서도 약소국에는 시장 개방을 집요하게 강요해 왔다고
    비판한다.

    IMF 관리체제를 겪은 국가들은 거의 예외없이 극심한 빈부격차에 신음하고
    있으며 인권문제과 민주주의 역시 강대국 기득권층의 허울좋은 수사에 불과
    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21세기에 대한 촘스키의 전망은 부정적이다.

    그는 "냉전체제의 붕괴로 더 이상 공산권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게 된 서구
    의 정복과 착취가 더욱 노골적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갈파한다.

    그는 상당기간 미국의 "폭력적" 패권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촘스키의 정치적.철학적.실천적 입장은 분명하지 않다.

    이 때문에 그의 저항운동은 제국주의란 거대한 "건축물"을 뒤흔들어 놓을 수
    있는 사회적 실천력을 확보하지 못한 채 외로운 몸짓의 차원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 강동균 기자 kd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9일자 ).

    ADVERTISEMENT

    1. 1

      [이 아침의 소설가] '문학계 심리학자' 슈테판 츠바이크

      오스트리아 소설가 슈테판 츠바이크(사진)는 ‘문학계의 심리학자’로 불린다. 인간 내면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미세한 떨림을 정교하게 포착해내는 데 탁월했기 때문이다. 전기와 중편소설을 중심으로 한 ...

    2. 2

      그들은 억압의 순간을 두려움없이 마주했다

      ‘격변과 억압의 순간을 두려움 없이 마주했다.’올해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후보작들의 공통점은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진 비극을 섬세하게 때로는 담담하게 풀어냈다는 것이다. 노벨 문학상, 공쿠르상과...

    3. 3

      따뜻한 알고리즘은 무서울 게 없나요?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 속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뉴스를 읽고, 어제 검색했던 상품이 광고로 등장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요즘. 편리함을 이유로 우리의 욕망과 선택을 데이터 회사에 맡겨버린건 아닐까.31일 개막한 서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