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톡톡 : (사이버 문화) 안티사이트 .. '막강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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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최근 <><> 휴대폰을 구입했는데 일부 잘못된 점을 발견습니다. 다음날
제조업체를 찾아가 문의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해 소비자보호원에 고발했습
니다. <><>사는 소비자들을 우롱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납득할 만한
대답을 내놓아야 합니다"
"<><><>가 정말 싫다. TV에 안나왔으면 좋겠다. <><><>에 대한 비리를 폭로
해 아예 얼굴을 못보게 하자"
"수많은 유저들을 이렇게 무시하다니! <><><><>게임을 무료로 할 때까지
게임 거부운동을 벌입시다"
인터넷 공간에 동오회모임이 한창이다.
대상도 다양하다.
연예인부터 특정 기업 종교집단 게임 언론사 등.
이른바 "안티사이트"라고 불리는 이 공간에서는 상대방에 대한 각종 비난성
발언과 네티즌간의 토론이 불을 뿜는다.
인터넷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인터넷 공간이 여론의 장으로 자리를
잡은지는 이미 오래된 얘기다.
실생활에서 자신의 견해를 남에게 얘기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장소를 확보해야하고 사람을 모아야 한다.
특정 견해에 찬성해 서명을 하려고 해도 서명대를 찾아야 한다.
그러나 인터넷은 이런 장벽을 무너뜨렸다.
시공간을 뛰어넘어 수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데다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다.
적극적인 의지를 가진 사람들끼리 모이다 보니 오프라인보다 여론 형성 과정
이 훨씬 빠르다.
이 때문에 오프라인에서 1천명이 모여 시위를 하는 것보다 안티사이트를
만들어 1백명이 글을 올리는 것이 더 강한 파괴력을 갖는 경우가 많다.
안티사이트가 인터넷에서 한 장르로 굳어지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
국내에서 안티사이트가 위력을 발휘한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해 닉스의 3억원
짜리 도메인 공모 사건이었다.
이 공모에서 닉스의 인터넷 사업 진출을 도왔던 모 업체의 직원이 1등으로
당첨됐다.
그러나 의혹을 제기한 한 네티즌이 안티사이트를 만들었고 이에 동의한
수많은 네티즌이 이 사이트에 글을 올렸다.
결국 닉스측은 공모금액 3억원을 사회단체에 기부하는 것으로 결말이 났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안티사이트는 역시 10대에게 민감한 연예인 사이트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탤런트 가수를 비난하는 사이트는 물론 같은
매니지먼트사에 소속된 연예인을 싸잡아 욕하는 사이트도 생겨났다.
한때는 어린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끈 텔레토비를 표적으로 한 사이트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들 사이트에는 그들이 누리는 인기만큼이나 질투와 시샘어린 비난성
글들이 많이 올라온다.
지난 8월에 생긴 모 유명 탤런트의 안티사이트는 방문자가 10만명이 넘을
정도다.
그러나 이들 사이트는 너무 감정에 치우친 나머지 입에 담지 못할 욕설만
늘어놔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많다.
연예인 안티사이트를 방문해 글을 올렸다는 김선영(18)양은 "연예인에
대한 호기심으로 들어가 봤는데 맹목적으로 욕설만 적어놓은 글들이 많아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조건 특정 대상이 싫다는 감정을 앞세운 사이트보다 기업 공공기관
으로부터 받은 부당한 피해를 고발하거나 특정 목적을 관철하기 위해 만들어
진 사이트도 많다.
인터넷 접속 서비스 업체에 대한 불만을 고발하는 사이트나 국민연금.의료
보험 납부거부 운동사이트 등이 대표적이다.
넥슨의 퀴즈퀴즈 게임 유료화반대 사이트도 그중 하나다.
지난해말 넥슨이 무료게임이던 퀴즈퀴즈를 유료화하자 지금까지 2천8백여명
이 반대 서명에 참여했다.
넥슨은 한달 사용료를 1만6천원에서 7천원으로 내렸다.
넥슨측은 "게임 유료화는 국내 게임산업의 발전을 위해 불가피하다"면서도
"퀴즈퀴즈 안티사이트도 결국 게임에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만든 것이기
때문에 올라오는 글에 대해서는 꾸준히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 종교집단에서 탈출한 사람들이 법정 소송을 준비하면서 관련 제보를 받기
위해 만든 사이트도 있다.
이 사이트에서는 최근 1억원의 현상금을 걸고 교주의 비리를 제보받는다고
글을 올려 네티즌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 있는 안티사이트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새로운 여론형성과 시민운동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익명성을 무기로 일방적인 여론몰이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적인 시각이 공존
하는 것이다.
특히 사실을 근거로 자신의 논리를 펴기보다는 격한 감정을 노출하면서
언어폭력을 일삼는 것은 오히려 안티사이트의 의미를 훼손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안티사이트가 점차 현실세계를 바꾸는 커다란 힘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현실이다.
< 김태완 기자 tw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7일자 ).
제조업체를 찾아가 문의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해 소비자보호원에 고발했습
니다. <><>사는 소비자들을 우롱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납득할 만한
대답을 내놓아야 합니다"
"<><><>가 정말 싫다. TV에 안나왔으면 좋겠다. <><><>에 대한 비리를 폭로
해 아예 얼굴을 못보게 하자"
"수많은 유저들을 이렇게 무시하다니! <><><><>게임을 무료로 할 때까지
게임 거부운동을 벌입시다"
인터넷 공간에 동오회모임이 한창이다.
대상도 다양하다.
연예인부터 특정 기업 종교집단 게임 언론사 등.
이른바 "안티사이트"라고 불리는 이 공간에서는 상대방에 대한 각종 비난성
발언과 네티즌간의 토론이 불을 뿜는다.
인터넷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인터넷 공간이 여론의 장으로 자리를
잡은지는 이미 오래된 얘기다.
실생활에서 자신의 견해를 남에게 얘기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장소를 확보해야하고 사람을 모아야 한다.
특정 견해에 찬성해 서명을 하려고 해도 서명대를 찾아야 한다.
그러나 인터넷은 이런 장벽을 무너뜨렸다.
시공간을 뛰어넘어 수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데다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다.
적극적인 의지를 가진 사람들끼리 모이다 보니 오프라인보다 여론 형성 과정
이 훨씬 빠르다.
이 때문에 오프라인에서 1천명이 모여 시위를 하는 것보다 안티사이트를
만들어 1백명이 글을 올리는 것이 더 강한 파괴력을 갖는 경우가 많다.
안티사이트가 인터넷에서 한 장르로 굳어지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
국내에서 안티사이트가 위력을 발휘한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해 닉스의 3억원
짜리 도메인 공모 사건이었다.
이 공모에서 닉스의 인터넷 사업 진출을 도왔던 모 업체의 직원이 1등으로
당첨됐다.
그러나 의혹을 제기한 한 네티즌이 안티사이트를 만들었고 이에 동의한
수많은 네티즌이 이 사이트에 글을 올렸다.
결국 닉스측은 공모금액 3억원을 사회단체에 기부하는 것으로 결말이 났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안티사이트는 역시 10대에게 민감한 연예인 사이트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탤런트 가수를 비난하는 사이트는 물론 같은
매니지먼트사에 소속된 연예인을 싸잡아 욕하는 사이트도 생겨났다.
한때는 어린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끈 텔레토비를 표적으로 한 사이트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들 사이트에는 그들이 누리는 인기만큼이나 질투와 시샘어린 비난성
글들이 많이 올라온다.
지난 8월에 생긴 모 유명 탤런트의 안티사이트는 방문자가 10만명이 넘을
정도다.
그러나 이들 사이트는 너무 감정에 치우친 나머지 입에 담지 못할 욕설만
늘어놔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많다.
연예인 안티사이트를 방문해 글을 올렸다는 김선영(18)양은 "연예인에
대한 호기심으로 들어가 봤는데 맹목적으로 욕설만 적어놓은 글들이 많아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조건 특정 대상이 싫다는 감정을 앞세운 사이트보다 기업 공공기관
으로부터 받은 부당한 피해를 고발하거나 특정 목적을 관철하기 위해 만들어
진 사이트도 많다.
인터넷 접속 서비스 업체에 대한 불만을 고발하는 사이트나 국민연금.의료
보험 납부거부 운동사이트 등이 대표적이다.
넥슨의 퀴즈퀴즈 게임 유료화반대 사이트도 그중 하나다.
지난해말 넥슨이 무료게임이던 퀴즈퀴즈를 유료화하자 지금까지 2천8백여명
이 반대 서명에 참여했다.
넥슨은 한달 사용료를 1만6천원에서 7천원으로 내렸다.
넥슨측은 "게임 유료화는 국내 게임산업의 발전을 위해 불가피하다"면서도
"퀴즈퀴즈 안티사이트도 결국 게임에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만든 것이기
때문에 올라오는 글에 대해서는 꾸준히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 종교집단에서 탈출한 사람들이 법정 소송을 준비하면서 관련 제보를 받기
위해 만든 사이트도 있다.
이 사이트에서는 최근 1억원의 현상금을 걸고 교주의 비리를 제보받는다고
글을 올려 네티즌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 있는 안티사이트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새로운 여론형성과 시민운동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익명성을 무기로 일방적인 여론몰이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적인 시각이 공존
하는 것이다.
특히 사실을 근거로 자신의 논리를 펴기보다는 격한 감정을 노출하면서
언어폭력을 일삼는 것은 오히려 안티사이트의 의미를 훼손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안티사이트가 점차 현실세계를 바꾸는 커다란 힘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현실이다.
< 김태완 기자 tw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