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가 이끄는 컨소시엄이 일본채권신용은행(NCB)을 인수한 것을
놓고 일본경제의 신-구 세력 간 싸움이 본격화 됐다고 해석하는 경제전문가들
이 늘고있다.

미쓰비시 연구소 경제전문가인 고토 야스오는 "금융 부문이 이끌어온 일본
산업계가 역사적 전기를 맞고 있다"면서 "이미 산업간 장벽이 제거됐으며
정보화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금융 부문에 다른 산업들이 물밀듯이
진입중"이라고 말했다.

리먼 브러더스의 수석 경제전문가인 러셀 존스는 "소프트뱅크의 NCB 인수는
기존 금융기업들과 달리 "역사적 짐"이 가벼운 새로운 은행의 등장을 뜻한다"
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구조조정을 해야 하고 은행들이 구체제 또는 굴뚝산업
(제조업)과 긴밀한 관계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면서 "이는 변화의
관점에서 볼 때 좋은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코메르츠증권 일본지사의 수석 경제전문가 론 비백쿼는 "이는 분명히
신-구의 충돌이지만 인터넷이 미국에서처럼 일본에서도 그러리라는 역사적
불가피성의 문제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경우 기득권의 이해가 매우 강하며, 일본은 90년대의 미국이 아닌
굴뚝산업들이 번창한 80년대의 미국과 더 유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집권자민당에 결정적 도움을 주고 있는 기존 산업에 대한 지원 거점 노릇을
하는 대장성의 변화에 대한 저항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신-구 대결은 손정의와 대장성 간의 싸움이라는 매우 흥미로운 양상으로
표출되고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 김재창 기자 char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9일자 ).